꾸준히 줄던 월세 가구 작년말부터 늘어
거주비, 소비지출액 16.5%로 부담 커져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23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국 1인 이상(농림어가 포함)의 월세 거주 가구는 한 달 평균 32만 8000원을 ‘실제 주거비’로 지출했다. 1년 전(30만 8000원)보다 6.2% 올랐다. 실제 주거비란 주택을 빌리기 위해 매달 쓰는 돈(월세)을 말한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7200가구 가운데 19.9%가 월세 거주 가구인데, 이들의 주거비는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월세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0% 줄었다. 이후 2분기(-7.1%), 3분기(-2.1%)에 감소폭이 축소되더니 지난해 4분기(4.5%)에는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 1분기에는 더 많이 올랐다. 전세난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월세 시장으로 내몰리고, 집주인들이 월세를 올려 보유세 부담을 전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월세 거주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한 해 전보다 6.0% 늘어난 311만 4000원이었다. 근로소득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이전소득(34.1%), 사업소득(12.4%)이 크게 늘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득 증가세는 월세 상승세와 비슷했다.
월세 가구의 한 달 소비지출액은 198만 4000원으로 월세가 한 달 소비의 16.5%를 차지했다. 월세 거주 가구의 실제 주거비(32만 8000원)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26만 8000원)이나 외식 등이 포함된 음식·숙박 지출(26만 9000원)보다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 1분기 월세가 올라 주거비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1-05-24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