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곳 중 1곳은 이자비용도 못 벌어… “미중 무역전쟁 땐 40% 육박”

기업 3곳 중 1곳은 이자비용도 못 벌어… “미중 무역전쟁 땐 40% 육박”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9-06-20 17:50
수정 2019-06-2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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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자보상배율 금융위기 이후 최대…조선 54.9%·숙박음식 57.7% 특히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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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기업 3곳 중 1곳은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 신세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10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경영 여건이 더 안 좋아지면 이 비중은 40% 가까이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공시 기업 2만 1213곳의 이자보상배율은 5.9로 전년(6.3)보다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에 비해 얼마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32.1%로 전년보다 2.4% 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26.9%)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34.0%)이, 업종별로는 조선(54.9%)과 숙박음식(57.7%) 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년 연속 1 미만 기업 비중은 20.4%, 3년 연속인 ‘한계기업’은 14.1%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올해 기업들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평균 3% 준다고 가정했을 때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9에서 5.1로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32.1%에서 37.5%로 높아졌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하는 등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향후 불확실성이 큰 수출업종의 경영 상황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9-06-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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