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워킹맘을 부탁해/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女談餘談] 워킹맘을 부탁해/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입력 2010-01-23 00:00
수정 2010-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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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학 선배가 몸무게 3.1㎏의 예쁜 딸을 낳았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노산인지라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했지만 선배와 아기는 다행히 건강했다. 선배 남편은 세상을 다 가진 양 함박미소가 그득했다. 만혼에 첫아들, 연이어 공주님까지 안겨준 아내가 얼마나 고마울까. “100점짜리 가정이라 행복하시겠다.”며 추어올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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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정책뉴스부
이재연 정책뉴스부
하지만 아이 엄마는 벌써부터 양육에 복직 걱정이다. 18개월 터울 나는 남매를 키워야 하는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데가 없다. 도우미를 들인다 해도 믿음이 가지 않는단다. 잇단 출산휴가에 회사 눈치도 봐야 할 터다. 승진은 언감생심이다.

선배뿐만이 아니다. 공기업에 다니는 한 후배는 지난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6개월 낸 게 빌미가 돼 동기들이 다 승진한 인사에서 홀로 물을 먹었다. 속상해하는 후배를 달래며 ‘일하는 엄마가 불행한 나라’라는 자조가 절로 나왔다.

출산, 양육에 대한 우리네 인식은 무관심을 벗어나 ‘냉대’ 수준이다. 그럼에도 주위엔 과감히 아이를 낳는 지인들이 적지 않다. 지난주 출산한 선배를 포함해 대학 선후배 모임은 나까지 여섯명인데 지난해 임산부가 넷이나 됐다. 일하는 엄마들이라 ‘믿는 구석’도 없다.

그럼에도 저들은 입을 모은다. ‘맡길 곳이 없어도, 경력에 흠이 가도 아이는 그 자체로 축복’이라고. 존경심이 앞섰다. 나라 정책은 낙제수준인데 용감한(?) 엄마들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저들을 보면서 내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한숨도 나오고, 걱정도 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지론으로 유명하다. 지금 우리는 나라 전체가 품을 들여도 아쉬운 판국이다.

며칠 전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을 냈다. 의무 직장보육시설을 갖추지 않은 기업에 과태료 500만원을 물리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법안 통과를 기대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일하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고 사회도 행복하다는 상식은 언제쯤 통하려나.

oscal@seoul.co.kr
2010-01-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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