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맞춤법/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맞춤법/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01-02 22:24
수정 2019-01-03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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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어문부장
1933년 조선어학회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내놓는다. 우리말을 더 체계적으로 적는 틀이 마련된 것이다. ‘통일안’의 큰 원칙은 “표준말을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한다”였다. ‘꽃에’가 [꼬체]로 소리 나더라도 ‘꽃에’로 적는다는 원칙은 이때부터 확고해진다.

이 당시 마련된 큰 원칙은 현재의 우리 맞춤법에도 그대로 이어져 있다.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이 지금의 큰 원칙이다. 북한 ‘조선말맞춤법’의 ‘총칙’에는 “매개 부분을 언제나 같게 적는 원칙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부 경우 소리 나는 대로 적거나 관습을 따르는 것을 허용한다”고 돼 있다. ‘매개 부분을 언제나 같게’는 ‘원형을 살려 적는다’는 뜻으로, 우리의 ‘어법에 맞도록’과 다르지 않다. 북한의 언어 정책을 이끈 이극로는 조선어학회 대표였고,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낯설지 않게 읽힌다. 남북이 공동으로 ‘겨레말큰사전’을 편찬한다. 남북의 맞춤법이 같은 뿌리에 있어 더욱 가능한 일일 것이다.

wlee@seoul.co.kr

2019-01-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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