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함부로 밀어부치지(?) 마세요/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함부로 밀어부치지(?) 마세요/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04-28 20:20
수정 2021-04-2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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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만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다간 막대한 사회적 비용만 지불하게 된다.”

“개학을 무리하게 밀어부치다 유치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공론화 과정 없이 진행하다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글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한쪽으로 세게 밀다’,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몰아붙이다’란 뜻의 ‘밀어붙이다’가 그것이다. 한데 이 ‘밀어붙이다’를 위 예문에서와 같이 ‘밀어부치다’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밀어붙이다’ 외에도 뒤에 ‘붙이다/부치다’가 붙는 말들은 헷갈리기 십상이다. ‘걷어붙이다/걷어부치다’, ‘몰아붙이다/몰아부치다’, ‘쏘아붙이다/쏘아부치다’, ‘벗어붙이다/벗어부치다’를 정확히 구분해 내는 이는 많지 않다.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붙이다/부치다’의 부분에 ‘붙게 하다’를 대입해 의미가 통하면 ‘붙이다’, 그렇지 않으면 ‘부치다’를 쓰면 된다.

“바지를 걷어붙이다”의 경우 바지를 말아 올려 ‘붙게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으므로 ‘붙이다’를 사용한다. ‘몰아붙이다’도 몰아서 ‘붙게 한다’로 바꿨을 때 의미가 통하므로 ‘몰아붙이다’가 맞는 표현이다. 뜻풀이에 상대를 ‘몰아붙이듯이 공격하다’란 내용이 들어 있는 ‘쏘아붙이다’도 ‘붙이다’로 쓰는 게 바르다.

‘벗어부치다’의 경우 ‘힘차게 대들 기세로 벗다’란 뜻에 ‘붙게 한다’란 의미가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붙이다’가 아닌 ‘부치다’를 써야 한다.

oms30@seoul.co.kr
2021-04-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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