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수고양이와 수캐 그리고 숫양/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수고양이와 수캐 그리고 숫양/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07-21 20:32
수정 2021-07-22 01: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뮤지컬 캣츠의 늙은 ‘암코양이’ 그리자벨라.”

고양이의 암컷을 ‘암코양이’로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수컷 역시 ‘수코양이’로 쓴다. 과연 바른 표기일까.

‘암-’은 성의 구별이 있는 동식물을 나타내는 명사 앞에 붙어 ‘새끼를 배거나 열매를 맺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새끼를 배지 않거나 열매를 맺지 않는’이란 의미를 더하는 접두사는 ‘수-’다. 즉 성별을 나타내고자 할 때는 단어 앞에 ‘암-’, ‘수-’만 붙이면 된다. 고양이도 ‘암고양이’, ‘수고양이’라고 하면 된다.

하지만 이 규정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표준어 규정에는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고 돼 있으면서도 예외를 두고 있어 상당히 복잡하다.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등 아홉 낱말은 ‘수-’ 다음의 첫소리를 거센소리로 적는다. ‘암-’과 결합할 때도 마찬가지다.

본래 ‘암-’과 ‘수-’는 ㅎ을 맨 마지막 음으로 지닌 말(암ㅎ, 수ㅎ)이었다. 오늘날엔 ㅎ 소리가 떨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았으나 이들 단어에만 예전 흔적인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을 인정했다.

또 다른 예외도 있다. ‘양, 염소, 쥐’는 ‘숫-’을 붙여 ‘숫양, 숫염소, 숫쥐’로 쓴다.

개는 ‘수캐’로 하면서 고양이는 ‘수고양이’로 하니 일관성이 없다. 이렇게 예외 규정이 많아서 혼란스럽다. 낱낱이 외우는 방법밖에 없다.
2021-07-22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