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준규 前총장 ‘다 까버리면… ’ 도대체 뭔가

[사설] 김준규 前총장 ‘다 까버리면… ’ 도대체 뭔가

입력 2011-12-17 00:00
수정 2011-12-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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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총장 재직 시 이국철 SLS 회장을 만나 점심을 먹은 사실을 해명하면서 “내가 나쁜 일을 했으면 비난 받아야 하지만 (이국철 회장을) 만난 것 가지고 비난받아야 할 일처럼 하면…내가 열받아서 다 까버리면 국정운영이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다 까버리면 국정운영이 안 된다.”는 김 전 총장의 발언이 그의 표현대로 열받아서 무심결에 튀어나온 말인지, 의도된 발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임에는 틀림없다.

김 전 총장의 이 한마디는 각종 설을 만들고 의혹을 키우는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인화성을 띠고 있어 그 파장과 폭발력 또한 가늠하기 어렵다. 도대체 국정운영이 불가능할 만큼 재직 시에 무슨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이에 대해 김 전 총장은 분명하게 답할 책임이 있다. 단지 SLS 구명 로비에 엮이는 것을 염려한 협박성 발언이라면 우리가 수준 이하의 검찰총장을 뒀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게 아니라면 다 까야 한다. 그것이 불필요한 의혹과 억측을 차단하는 길이다. 어차피 고칠 것은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김 전 총장의 해명은 되레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이 회장을 만난 이유에 대해 “SLS 수사 후 수사배경에 대해 나쁜 얘기가 돌았고 내 나름대로 상황판단 내지 정보판단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가 알고 있는 ‘나쁜 얘기’와 그 얘기의 진실도 함께 밝혀야 한다.

재판 중에 있는 이 회장과의 만남을 정상적인 업무 수행으로 치부하는 김 전 총장의 말을 믿을 사람도 없겠지만 “내가 입을 열면 다친다.”는 듯한 발언은 그가 검찰총수였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여하튼 이 회장이 그토록 말하고 싶어 한 검찰 최고 간부가 김 전 총장으로 밝혀진 이상 검찰도 ‘이국철 비망록-검찰편’에 대한 수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의혹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검찰은 나오는 대로, 있는 대로 수사하면 된다.



2011-12-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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