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 언론도 반대하는 도쿄 올림픽의 욱일기 응원

[사설] 일본 언론도 반대하는 도쿄 올림픽의 욱일기 응원

입력 2019-09-25 22:38
수정 2019-09-26 02: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일본 정부가 내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서 전범기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할 것이라는 방침에 대해 도쿄신문이 어제 ‘올림픽과 욱일기, 반입 허용의 재고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를 통렬히 비판했다. 도쿄신문은 “욱일기가 과거 구 일본군의 상징으로 사용됐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면서 “일본 국내에서는 지금도 욱일기가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의 상징으로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또 “일본 정부는 욱일기가 대어기(풍어를 기원하는 깃발) 등으로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니 욱일기가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경기장 반입이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하지만 대어기나 회사의 깃발 등에 사용되는 경우는 태양의 빛을 상징하는 일부의 디자인일 뿐이어서 민간에 보급돼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도쿄신문의 지적처럼 욱일기는 1870년 일본 육군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건 깃발이다. 일본 황실의 조상신인 ‘해의 여신’과 뜻이 맞닿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이 아무리 부정해도 한국을 포함해 일제의 침략을 당했던 주변국들은 욱일기를 전범기로 볼 수밖에 없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집권 이후 일본을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바꾸려고 개헌을 밀어붙이고,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쟁 피해국들이 욱일기를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국제 평화를 증진하는 데 있다. 경기장에서 일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도 올림픽정신에 근거한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욱일기 사용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사안별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웃 국가 국민이 침략의 상징으로 불쾌하게 느낀다는 점에서 IOC는 욱일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2019-09-2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