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정의 독사만평] 일본 철도 150년, 문명과 식민의 상극/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일본 철도 150년, 문명과 식민의 상극/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입력 2023-01-03 20:24
수정 2023-01-0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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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기술과 자본만 英에 의존
주체적 철도 건설로 근대화 기반
조선에는 日에 유리한 방식 고수
‘문명 이기’ 아닌 ‘식민 흉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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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정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엊그제 2022년은 일본의 철도 창설 150주년이었다.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탄생한 신정부는 1870년 4월부터 2년여 동안 여러 난관을 무릅쓰고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 철도 건설을 추진했다. 그리고 1872년 10월 14일 천황 참석 아래 처음으로 서양풍의 개통식을 성대하게 거행해 문명 개화의 의지와 위력을 안팎에 과시했다. 일본은 지금도 이날을 ‘철도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원래 영국 등에서 철도는 자본주의의 형성에 맞춰 사람과 물자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수송하려고 건설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런 조건이 성숙하기 전에 근대문명을 섭취해 국가 전체의 후진성을 극복하는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철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 철도는 교통운수의 개혁에 그치지 않고 사회 시스템과 국민의 생활·의식까지 바꾸는 전면적 근대화를 가져왔다.

지방분권적 막번체제(幕藩體制)를 무너뜨리고 등장한 메이지정부는 중앙집권적 국민국가 수립을 제일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서는 무력을 써서라도 끈질기게 저항하는 반정부 세력을 진압하고 국가의 통치력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철도는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교통기관이었다.

프랑스·미국 등 열강은 1850년대 후반부터 도쿠가와막부에 철도 건설을 신청했다. 열강의 자본·기술로 철도를 건설·운영한 후 여건이 성숙하면 일본에 매각하는 형식이었다. 이른바 ‘외국관할방식’이었다. 메이지유신이 일어나자 영국은 재빨리 신정부를 승인하고 경제협력의 하나로 철도사업을 제안했다. 일본이 주체적으로 철도를 건설·운영하되 부족한 기술·자본은 영국에서 빌리는 형식이었다. ‘자국관할방식’이었다. 메이지정부는 신중한 논의 끝에 후자를 채택했다.

1869년 메이지정부에서 철도 부설에 앞장선 관료는 오쿠마 시게노부(당시 31세)와 이토 히로부미(28세)였다. 철도 관련 지식과 체험이 풍부한 두 사람은 분열된 국토·국민·사상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충격을 주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열강의 침략을 막기 위해 국방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병부성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앙집권체제와 국가단일사상의 확립 수단으로 철도 건설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철도 부설을 현장에서 지휘·감독한 기술자·관료는 영국인 에드먼드 모렐(1840∼1871)과 조슈번사 출신 이노우에 마사루(1843∼1910)였다. 모렐은 철도가 일본의 근대화에 꼭 필요한 수송기관이니 주체적으로 건설하라고 오쿠마·이토에게 조언했다. 또 일본은 아직 빈곤하므로 경비가 덜 드는 협궤(1.067m)를 채택하라거나, 시급히 기술자와 전문 관료 등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과 정부기구를 설립하라고 건의했다. 모렐은 철도 건설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항상 일본에 유리한 편에서 처리했다.

이노우에는 이토 등과 함께 1863년 6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 유학했다. 이토 등은 이듬해 귀국했으나, 그는 남아서 광산·철도·토목 등을 배우고 1869년 1월 귀국했다. 그는 메이지정부에서 1893년까지 철도의 최고경영자로서 철도 발전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노우에와 모렐은 짧은 기간 함께 일했지만 철도 동지로서 일본의 근대화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일본 철도는 모렐의 양심적 지도와 이노우에의 주체적 대응으로 기반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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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후 일본은 조선에 ‘외국관할방식’의 굴레를 씌워 철도를 부설하고 완전히 일본에 유리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그리고 철도를 지렛대로 삼아 나라마저 빼앗는다. 철도가 문명의 이기(利器)가 아니라 식민의 흉기(凶器)로 변한 셈이다. 그러므로 일본 철도 150년을 돌아볼 때는 근대화뿐만 아니라 제국주의화까지도 시야에 넣어야 한다.
2023-01-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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