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세치 혀/김성호 논설위원

[길섶에서]세치 혀/김성호 논설위원

입력 2010-03-10 00:00
수정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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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입에 올린 말이다. 요강. 그리 오래지 않은 시절까지 우리네 일상에서 흔했던 배출의 도구. 생리현상의 당연한 해결사였지만, 요즘에야 어디 쉽사리 볼수 있을까. 술 자리에서 눈치없이 입에 올린 원색적인 ‘지난 도구’ 요강 발언에 발설자도 섬뜩했다. 순간에 몰아치는(?) 시선이 그냥 미안하기도 하고. 그것도, 어렵다면 어려운 자리에서였으니. 그러려니 넘기는 동료들의 아량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 미련한 세치 혀의 망발이다.

농담반 진담반. 농이면 농이려니 흘리면 편할 터인데. 진담이면 또 어떤가. 술좌석을 향한 후배의 뒤늦은 치근거림이 어렵다. 우리네 살아냄이 어찌 진실만 있으려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낙화유수도 좋겠고. 송곳니 세우고 앞뒤 따져보자는 옹찬 다툼에서야. 망발의 요강도 때로는 가뭄의 단비 격 청량제가 아닐까.

흐르는 강물처럼 식의 유유자적. 생지를 찾아드는 연어의 원천적 생존본능. 살다 보면 갈등의 간격은 어찌할 수 없을 터인데. 그래도 가끔씩은 세치 혀의 망발도 긴요하지 않을까.

김성호 논설위원
2010-03-1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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