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돈은 피보다 진하다/이도운 논설위원

[길섶에서] 돈은 피보다 진하다/이도운 논설위원

입력 2012-07-06 00:00
수정 2012-07-0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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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저녁 6시 30분. 지중해식 음식을 파는 튀니스 외곽의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야외 좌석에는 대형 LCD TV 5대가 설치됐다. 독일과 이탈리아 간의 유로 2012 준결승이 열리는 날이었다. 손님은 물론이고 웨이터들까지 온통 TV에 눈이 쏠려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경기가 시작되고 이탈리아가 한 골을 넣자 모든 사람이 환호했다. 독일을 응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곁에 있던 튀니지인에게 물었다. 왜 이탈리아를 응원하느냐고. 그는 말했다. 튀니지 사람들이 지중해 바로 건너편인 이탈리아로 건너가 돈을 벌고 있다고.

포에니 전쟁 시절, 한니발은 칸나에 전투에서 로마 장병 8만명 가운데 5만명을 도륙했다. 로마는 카르타고를 함락시킨 뒤 모든 남자를 살육하고 여자와 아이를 노예로 삼는 것도 모자라 현재의 튀니스 시 전역에 불을 지르고 흙으로 덮어버렸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은 실용의 시대. 돈은 피보다 진하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2-07-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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