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무임승차/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무임승차/서동철 논설위원

입력 2014-05-28 00:00
수정 2014-05-28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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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유족이 ‘차라리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했다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더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하는 글자 그대로의 ‘정신적 난민’이다. 가고자 하는 나라가 있다면 트라우마가 치유되는 동안이라도 머물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런데 경기 고양종합터미널에서 또다시 원시적인 안전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번 희생자 가족의 마음도 세월호 유족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반면 무슨 일만 터지면 “이민이나 가야겠다”는 사람들을 본다. 이렇게 불안한 나라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투덜거린다. 그런데 가고자 하는 나라는 안전이 확보된 선진국이다. 그 나라라고 처음부터 안전했을까. 오랫동안 수많은 희생을 겪으며 오늘과 같은 나라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시각에서 이민자란 자신들이 만든 안전한 나라에 아무런 투자 없이 무임승차하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가고 싶은 사람은 가도 좋을 것이다. 다만,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안전해졌을 때 돌아오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고 떠나기 바란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05-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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