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너무’라는 부사/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너무’라는 부사/문소영 논설위원

문소영 기자
입력 2015-06-23 17:58
수정 2015-06-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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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그제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내용을 밝혔는데 ‘너무’의 사용법도 추가했단다. ‘너무’라는 부사는 ‘과도하게 넘치고 지나친’이란 의미로, 영어로 하면 너무 많아서 하지 못했다(too much to do)처럼 부정적 의미일 때 쓰는 단어란다. 즉 ‘너무 싫다’거나 ‘너무 위험하다’처럼 쓰거나, 더 좋은 용례로는 ‘너무 괴로워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식에 쓰는 것이다. 이제 국립국어원이 긍정문에도 사용하도록 허용했으니 평소 ‘너무너무 좋아요’라거나 ‘너무 반가워요’, ‘너무 예뻐요’를 남발해 온 사람들로서는 다행이고 안도가 된다. 다만 올바른 국문법을 구현하지 못한 죄의식에 잠깐 시달리기는 했다. 엄격하게 문법을 구사해 온 사람들은 ‘멘붕’이라며 국립국어원이 언중의 막무가내식 언어 구사에 너무 야합했다는 비난도 했다.

‘원래 긍정문을 수식하는 부사는 무엇이었지?’ 하고 생각해 봐도 기억이 나지 않고 그저 ‘너무’가 너무 많이 생각난다. 20년 된 출판사 편집자가 신속하게 알려 주길 긍정문에 잘 어울리는 부사는 ‘정말’과 ‘참으로’, ‘진짜’와 같은 단어란다. ‘정말 좋다’거나 ‘진짜 좋다’라고 되뇌어 보니 그 어감이 정말 ‘너무’ 좋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5-06-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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