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물욕 줄이기

[길섶에서] 물욕 줄이기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5-01-20 00:07
수정 2025-01-20 01: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돌리다 실리콘 재질의 주방 밀폐용기를 소개하는 홈쇼핑 방송에 손이 멈췄다. 음식을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위생적인 데다 전자레인지, 냉동·냉장실 등 어디에나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이어서 가격이 꽤 높았지만 ‘합리적인 소비’라고 자신하며 구매했다.

결과는 후회막심. 제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평소 요리를 많이 하지 않는 나의 생활 방식을 망각한 충동 소비였음이 며칠 만에 드러났다. 형형색색의 밀폐용기들은 주인 잘못 만난 죄로 제구실을 못 하고 애물단지 신세가 되어 찬장 안에 잠들어 있다.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고, 가진 물건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말로는 미니멀 라이프, 간소한 삶을 지향한다면서도 일상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무의식 중에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체 ‘지름신’에 무릎을 꿇는다. 그렇게 하나둘 산 불필요한 물건이 집안 곳곳에 복병처럼 숨어 있다. 올해는 물욕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2025-01-20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