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출구전략 신중…위안화 기본적 안정 유지”

원자바오 “출구전략 신중…위안화 기본적 안정 유지”

입력 2010-03-14 00:00
수정 2010-03-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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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4일 “출구전략 적용 시점은 매우 신중하고 유연하게 결정돼야 한다”며 당장은 출구전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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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중국 총리 AP=연합뉴스
원자바오 중국 총리
AP=연합뉴스
원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직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은 거시정책을 연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당히 유연한 통화정책을 펴 경제회복 추세를 수호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출구전략 도입 시점과 관련해서는 “국내외의 경제 상황 및 추세를 면밀히 분석해 나아갈 때 나아가고 후퇴(출구전략 사용)할 때 후퇴할 것”이라며 “결코 실기(失期)하지는 않겠지만 (출구전략 도입시기를) 신중하고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중국 경제에 올해 제2차 저점을 통과하는 이른바 ‘더블딥’ 위기가 오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언급, “올해 경제의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발전과 경제 구조조정, 물가 관리 등 3가지 중점 분야를 잘 관리한다면 이 같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위안화 환율 문제와 관련해선 시장의 수급에 기초해 현행 관리형 변동환율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면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각국이 강제적인 방법으로 다른 나라의 환율을 절상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압력은 위안화 환율 개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또 미국과 유럽의 대중 수출 현황과 2005년 환율 개혁 이후 위안화 절상폭을 예로 들면서 “나는 위안화 환율이 결코 평가절하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 절상을 하지 않아도) 이미 한국과 일본, 유럽, 미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 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원 총리는 특히 2005년 7월 환율 개혁 이후 달러 대비 명목환율이 21% 절상됐으며 경제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7월부터 작년 2월까지 위안화 환율이 14.5%가 올랐다고 거론하면서 이 기간에 중국의 수출은 16% 감소한 데 비해 수입은 11%밖에 떨어지지 않아 무역흑자가 1천20억달러 줄었다고 소개했다.

최근 달라이 라마와 대만 무기 수출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미국과 관련해선 톤을 높였다.

원 총리는 최근 중.미 관계 훼손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이 양국간 3개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에 기초해 양국관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자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으로서 으름장도 놨다.

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 달러화의 불안정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해외 각국의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이어 “수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국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자기 나라의 수출을 올리겠다고 환율을 절하하고 다른 나라의 환율을 올리려고 압력을 가하는 나라는 이해할 수 없다”고 미국을 겨냥하면서 “이는 보호무역 조치의 일종”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국제수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원 총리는 미국과 유럽 등이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가 조속히 인정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첨단 과학기술의 대중 수출길을 확대하는 게 무역 균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중국오만론’ ‘중국강경론’ ‘중국필승론’ 등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해 각종 비판적 이론이 나온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은 시종일관 패권주의를 지양하며 개발도상국으로서 다른 나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평화적 발전을 추구하겠지만 국가주권과 영토안정을 침해당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사태와 리오틴토 사태 등 중국 정부와 외국 기업간 갈등에 대해선 “중국은 시종일관 시장개방을 추구한다”며 “외국 기업들에 국내기업과 같은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에서 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등 오만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미국 관료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원 총리는 “작년 12월 17일 나는 덴마크 여왕과의 만찬에서 갑작스런 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전해들었다”면서 “확인 결과 중국 측에 공식적으로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허야페이(何亞非) 외교부 부부장을 보내 항의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그는 또 “왜 중국에 정식 통보가 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누구도 아직까지 아무런 설명을 않고 있어 아직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코펜하겐 협정 합의에 최선을 다했고 각국과 유엔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왜 아직도 중국을 걸고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대만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비롯한 양안(兩岸)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가족이며 ‘대만에 가고 싶다’는 희망이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며 애틋한 감정을 표출하면서 양안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홍콩과의 ‘일국양제’도 강화해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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