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방송으로 9천명 구해놓고…공무원 실종

대피방송으로 9천명 구해놓고…공무원 실종

입력 2011-03-28 00:00
수정 2011-03-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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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가 덮친 최후까지 대피방송으로 주민 9천명을 구하고 실종된 공무원의 부인이 대피소를 전전하며 남편의 행방을 찾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거대 쓰나미가 밀려든 지난 11일 오후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 말단 공무원인 미우라 다케시(三浦毅.51)씨가 최후까지 자치단체 청사에 남아 방제 무선 방송으로 주민들에게 대피를 호소한뒤 행방불명됐다고 보도했다.

위기관리과 과장 보좌역이라는 직함을 가진 미우라씨는 운명의 거대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을때 후배를 대신해 방재 무선마이크를 잡고 “거대 쓰나미가 예상되니 신속히 대피하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쓰나미가 청사 가까이 밀려와 동료가 피하자며 소매를 잡아 끌었지만 미우라씨는 한번만 더 방송을 하겠다며 방송실을 떠나지 않았다. 쓰나미가 썰물처럼 빠진뒤 방송실에 미우라씨의 모습은 없었다.

미우라씨의 대피방송을 듣고 미나미산리쿠초의 1만7천여 주민 가운데 약 9천명이 대피했다.

그의 방송은 인근의 게센누마(氣仙沼)시에 살고 있는 차남(20)의 목숨도 구했다. 미우라씨의 차남은 미나리산리쿠초에서 일을 본뒤 게센누마로 이동하는 도중 아버지의 잡음섞인 대피방송을 듣고 몸을 피할수 있었다.

부인인 히로미(51)씨는 “남편이 평소 자신보다 주변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서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당일 아침 남편보다 5분 먼저 일터로 출근하면서 “오늘은 치과에 다녀오라”고 한 말이 마지막이었다고 오열했다.

히로미씨는 쓰나미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지금도 매일 남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피소와 시신 안치소를 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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