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우언라이 명언 와전됐다”

“中저우언라이 명언 와전됐다”

입력 2011-06-11 00:00
수정 2011-06-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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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이르다’는 18세기 佛혁명 아닌 ‘68혁명’ 관련 언급”

중국의 ‘영원한 총리’로 추앙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가 1970년대 초반 미국 수뇌부와의 회동에서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는 이야기는 지난 40년간 중국인의 장기적 안목을 보여주는 명언으로 회자됐다.

저우 총리는 당시 “프랑스 혁명의 영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말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말은 당시 ‘68혁명’의 열병이 휩쓸고 간 서구 사회에서 ‘전설’이 됐다. 빨리 결과를 내고, 곧바로 성패를 판단하는데 익숙한 서양인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설의 명언’은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발간한 주말판에서 보도했다.

루이 16세를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한 1789년 프랑스 혁명을 말한 것이 아니라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시위에 대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던 전직 미 국무부 직원 차스 프리먼은 최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중국 관련 저서 ‘온 차이나(On China)’ 출판 기념회 자리에서 저우 총리의 프랑스 혁명 발언이 와전됐다고 밝혔다.

프리먼은 “나는 명확하게 그 대화를 기억한다”며 “교정을 하기에는 너무나 ‘맛깔스러운’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프리먼은 저우 총리가 ‘프랑스 혁명’과 ‘파리코뮌’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혼란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들(프랑스 혁명, 파리코뮌)은 정확히 1968년 시위 때 학생들이 자신들의 과업을 묘사하며 썼던 표현들이었고, 저우 총리도 그렇게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 전문가인 국립 호주대학의 제레미 밤 박사는 중국 외교문서를 접한 연구자들 역시 공문서를 통해 저우 총리의 당시 발언이 1968년 시위에 대한 언급이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중 정상회담 준비 때 저우언라이의 카운터파트였던 키신저의 대변인은 “키신저가 정확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통역을 맡은) 프리먼의 버전이 훨씬 그럴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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