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청문회서 위증’ 주장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 그 아들 제임스 머독 부자가 최근 뉴스오브더월드(폐간)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과 관련해 열린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들은 법적책임이 없다고 강변했지만 이 주장이 위증이라는 지적이 나와 파문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22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뉴스코퍼레이션의 영국 지사인 뉴스인터내셔널의 전직 간부 2명은 영국의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휴대전화 해킹을 광범위하게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지난 2008년 제임스 머독에게 제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뉴스오브더월드의 전 편집장 콜린 마일러와 뉴스인터내셔널의 전 변호사 톰 크론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해킹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건을 담당했으며 피해자들과 비밀리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경영자에 알렸다고 전했다.
제임스 머독은 지난 19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당시 합의금으로 14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증언했지만 이런 해킹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는 줄은 몰랐으며 해킹은 일부 기자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전직 간부들은 축구협회장 고든 테일러가 제기한 소송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메시지 해킹 내용을 담은 자료가 이메일을 통해 뉴스오브더월드의 수석기자 네빌 털벡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내진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뉴스오브더월드가 해킹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이메일 자료를 제임스 머독에게 주었다면서 머독이 증거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한 것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을 주도해온 노동당의 톰 왓슨 의원은 이번 사건을 경찰이 재수사하도록 공개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에 대해 머독이 아직 의회의 질문에 답할 것이 남아있다며 “머독이 대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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