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트리에 “내 영화가 학살극 대본?…끔찍해”

폰 트리에 “내 영화가 학살극 대본?…끔찍해”

입력 2011-07-31 00:00
수정 2011-07-31 10: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노르웨이 테러범, ‘도그빌’ 좋아한다 밝혀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영화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은 사실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장 좋아하는 영화 세 편 중 하나로 밝힌 ‘도그빌’(2003)은 니콜 키드먼 주연으로 자신을 학대한 마을 사람들을 살해해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폰 트리에 감독은 일간 폴리티켄과의 인터뷰에서 “고통스럽게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우퇴위아 섬에서 벌어진 일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작품 중 최고로 생각하는 도그빌이 그에게는 (학살극의) 대본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이 영화를 만든 데 슬픔을 느끼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예스’(yes)”라며 “영화가 브레이비크에게 자극을 준 것으로 드러나면 나는 유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폰 트리에 감독은 “영화의 의도는 대중에게 폭력을 알리자는 데 있었지 그것을 부추기자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브레이비크가 덴마크 극우정당 PPD의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며 정당 지도자가 노르웨이 테러에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덴마크에는 여러 해 동안 이슬람을 두렵게 여기도록 하는 흐름이 존재해 왔다”면서 PPD가 입법활동을 통해 소수자들을 겁주고 있으며 브레이비크가 고백한 것과 같은 정치 노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