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의 공격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트리폴리가 곧 함락될 것 같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군은 트리폴리 인근 도시들을 잇따라 점령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고 카다피를 비롯한 일가의 망명설이 꼬리를 무는 등 트리폴리 함락과 카다피의 몰락이 다가온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21일 리비아 전황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카다피군이 도심 시설을 장악해 저항하면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이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스커드 미사일과 화학무기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 민간시설 활용해 저항 = 정부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지만 카미스 여단으로 불리는 카다피 친위대의 분열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친위대는 반군이 탈환한 자위야와 트리폴리 사이의 40㎞ 구간에서 강력히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반군이 트리폴리 외곽에 도착하게 되면 도심 지형은 공격하는 반군보다 지키는 정부군에게 유리하다.
질탄에서 보듯 정부군은 이슬람 사원과 학교 등 민간 건물들을 로켓 발사와 저격수들을 위한 방어막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군(나토군)은 공습을 할 때 목표물을 식별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민간인 살상을 우려해 공격의 고삐를 죌 수 없다.
또한 반군이 그동안 카다피 정권 밑에 있던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100% 얻을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
◇ 스커드 미사일ㆍ화학 무기 동원하나 = 카다피 정권이 필사의 저항을 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카다피 정권은 지난주 브레가를 향해 발사했던 것과 같은 80~100개로 추정되는 스커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수세에 몰릴 경우 나토 전함이나 반군 지역을 향해 스커드 미사일을 동원할 가능성도 있다.
구소련은 지난 1988년부터 1992년 사이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에 맞서 2천기에 가까운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었다.
하지만 스커드 미사일 위협은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우선 정확도가 떨어지고 액체 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를 준비하는데까지 한시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조기경보기 등을 운용중인 나토 진영에서 정부군의 발사 조짐을 사전에 파악해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다.
화학무기도 우려되기는 하지만 심각한 위협은 못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카다피 정권은 독가스인 머스터드 가스를 10t 가량 보유하고 있지만 나토군은 이들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르테 남쪽의 저장 시설을 이미 장악했을 수도 있다.
◇ 리비아내 핵심 시설 타격 = 카다피가 전세를 뒤집기 힘든 막바지에 몰리면 화학무기나 스커드 미사일에 의존하는 것 외에도 리비아 내 핵심시설 등에 대한 테러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해외에서 활동중인 리비아 정보요원에 대해서는 서방국들의 감시가 활발하고 리비아내 카다피 보안 당국은 반군을 맞서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에서 서방 국가를 상대로한 테러 작전은 쉽진 않다.
그러나 트리폴리의 민간시설 뿐 아니라 리비아 내 핵심 원유 및 수송 인프라 등은 언제든지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의 유정을 폭격한 것 처럼 이는 카다피의 패망을 늦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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