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2000년전 열매 얼음 속에서 꽃 피우다

3만 2000년전 열매 얼음 속에서 꽃 피우다

입력 2012-02-22 00:00
수정 2012-02-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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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영하 10도서 조직배양… 암 예방 연구 이용

무려 3만년 이상 된 극지식물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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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토양생리화학과 생물학연구소의 데이비드 기리친스키 연구팀은 시베리아 동북부 지역의 콜리마강 저지대에서 3만 2000년 전의 얼어붙은 상태의 석죽과 ‘실레네 스테노필라’(패랭이꽃)의 열매를 발견, 이를 꽃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B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소개됐다. 지금까지 부활시킨 가장 오래된 고대 식물은 이스라엘 마사다에서 발견된 2000년 전 야자 씨앗이며, 중국에서 발견된 1300년 전 연꽃 씨앗의 꽃을 피워내기도 했다.

러시아 연구팀은 콜리마강 저지대 지하 38m 지층의 얼룩다람쥐의 볼 속에서 동결(凍結) 상태의 수많은 씨앗과 열매를 발견했다. 방사선 연대측정 결과 이들 식물의 연대는 3만 2000년 전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씨앗을 이용해 되살리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한 뒤, 열매에서 확보한 태반조직을 떼어 내 시베리아와 같은 영하 10도의 추운 환경에서 조직 배양했다. 태반조직이 싹을 틔우자 이를 일반 토양에 옮겨 심은 결과 꽃이 피고 열매까지 맺었다.

연구팀은 몇 년 안에 죽는 대부분의 식물과는 달리 1300년 전의 연꽃이나 패랭이꽃처럼 생명력이 강한 종들은 DNA를 보존하거나 수리하는 자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사례를 통해 사람이 어떻게 DNA를 수리해 암을 예방할 수 있을지 등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2-02-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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