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메시아 콤플렉스’에 시달려

히틀러, ‘메시아 콤플렉스’에 시달려

입력 2012-05-04 00:00
수정 2012-05-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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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메시아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으며 2차 세계대전이 독일에게 불리해지면서 유대인들이 ‘내부의 적’이라는 생각에 점점 더 집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케임브리지대학이 공개한 히틀러의 1942년 라디오 연설에 관한 영국 정보국의 비밀 보고서에 따르면 히틀러는 전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유대인 혐오’ 전략에 의존했다.

이 보고서는 2차대전 때 BBC의 해외선전분석부와 심리전단에서 일한 사회과학자 마크 에이브럼스의 의뢰로 그의 동료 조셉 맥커디가 작성했다. 작성 당시 읽히지 않고 사장될 뻔한 이 보고서는 시장조사와 여론조사 부문의 개척자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에이브럼스를 연구하던 케임브리지대 역사학자 스콧 앤서니가 에이브럼스의 유품에서 발견했다.

앤서니는 “보고서가 작성될 즈음의 전황은 독일에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며 “이로 인해 히틀러는 국내 전선으로 주의를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고서는 영국 정보부가 이런 낌새를 눈치채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맥커디는 히틀러가 대외적인 실패에 직면하자 ‘내부의 적’으로 간주되던 유대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는 “유대인 말살을 위한 ‘최종적인 해결’이 시작되고 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보고서는 매우 정확했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는 히틀러의 연설을 분석하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내용”과 적의 잠재 의식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며, 결국 히틀러의 연설에서 ‘샤머니즘’과 ‘간질’, ‘편집증’이라는 3가지 경향을 발견했다.

’샤머니즘’은 지칠대로 지친 군중을 만족시키려는 히틀러의 강박과 히스테리를 언급한 것으로 맥커디는 히틀러 연설의 “지루함”을 지목했다.

’간질’은 야망이 좌절될 때 낙담하는 성향과 맞물려 냉정하고 무자비한 성격과 관련이 있으며, 맥커디는 히틀러의 연설이 “완벽한 패배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편집증’은 가장 우려되는 성향으로 자신을 유대인이라는 악에 대항해 선택된 십자군을 이끌고 있다고 여기는 히틀러의 ‘메시아 콤플렉스’를 통해 노출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의 ‘유대인 혐오증’이 확장돼 유대인을 단순히 독일에 대한 위협을 넘어 ‘보편적인 악의 세력’으로 보고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맥커디는 “히틀러는 종교적인 망상의 거미줄에 갇혀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히틀러는 자신이 선한 영혼의 화신이고 유대인들은 악의 화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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