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샤론, 강경 태도에 ‘불도저’ 별명

타계한 샤론, 강경 태도에 ‘불도저’ 별명

입력 2014-01-12 00:00
수정 2014-01-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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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역사상 숱한 논란 일으켜…팔’에서는 ‘학살자’로 불려

8년째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11일(현지시간) 타계한 아리엘 샤론(85) 전 이스라엘 총리는 군 장성 출신의 이스라엘 대표적인 우파 정치 거물로 꼽힌다.

샤론 전 총리는 정치 생명의 정점에 있던 2006년 1월4일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나서 지금까지 혼수상태로 투병하다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근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경한 태도로 유명한 샤론은 이스라엘 건국 후 팔레스타인과 투쟁 과정을 이끌어온 지도자 중 하나로 각인된 인물이다.

팔레스타인, 레바논과 충돌을 야기한 군사작전, 행동 등으로 이-팔 역사상 가장 숱한 논란을 일으킨 인사이기도 하다.

2005년 8월에는 가자지구에 있던 유대인 정착촌 20여 곳을 폐쇄하고 현지에 주둔해온 이스라엘군을 전격적으로 철수시키는 조치를 취해 국제사회의 주목도 받았다.

1928년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난 샤론은 14세 때 유대인 지하군사조직인 ‘하가나’에 들어가 1973년 전역할 때까지 반평생을 군인으로 살았다.

샤론은 이스라엘에서는 안보의 기틀을 다진 영웅으로 칭송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도살자”로 인식될 정도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린다.

그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아랍권 국가들의 집단 침공으로 시작된 1차 중동전쟁을 포함해 수많은 전투에 참가했다.

현재의 이스라엘 지도를 만들어 놓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공을 세웠다.

장군으로 전역한 샤론은 1970년대 리쿠드당 창당에 참여해 정계로 진출한 뒤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는 국방장관 시절이던 1982년 레바논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조직을 와해시키고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향해 군사공격을 감행해 PLO 본부를 튀니지로 쫓아냈다.

이 공격은 이스라엘군 통제를 받던 베이루트 난민캠프 2곳에서 기독교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학살하는 사태로 발전해 샤론에게는 “도살자”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이 사건의 여파로 국방장관을 그만둔 샤론은 1984년 통산장관으로 다시 입각해 내각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내각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정착촌 확장정책을 밀어붙였고 2000년 9월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지역을 전격 방문했다. 샤론의 사원 방문은 제2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反이스라엘 봉기)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반면, 샤론은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 38년간 점령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2005년 포기하면서 극우 유대인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이런 신념에 따라 그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는 일부 정착촌을 추가로 포기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이를 위해 2005년 11월 강경 우파가 포진한 리쿠드당을 버리고 신당을 출범시키는 승부수를 던지기까지 했다.

샤론은 팔레스타인 분리 정책을 추진하고자 카디마당을 만든 뒤 조기 총선을 준비하던 중 과로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후 여러 차례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은 끝내 회복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각은 샤론이 3개월 넘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자 ‘정치적 사망’ 선고를 내리고 2006년 4월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부총리의 총리대행 체제를 공식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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