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피니시의 비밀, 과학으로 풀었다

와인 피니시의 비밀, 과학으로 풀었다

입력 2014-05-08 00:00
수정 2014-05-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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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품평할 때 흔히 나오는 말이 ‘피니시’(finish)다. ‘끝맛’ 내지 ‘뒷맛’이라는 뜻으로, 와인을 입에 머금었다가 삼키거나 뱉은 직후 입 안에 남는 향미를 뜻한다. 우리말도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 영어 단어가 자주 쓰인다.

와인의 맛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데 대한 거부감을 지닌 이들도 있지만, 맛을 내는 것은 결국 자연적·인공적 화학 성분과 물리적 성질이니만큼 당연히 과학적 분석이 가능하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립대(WSU)에 따르면 이 대학 캐럴린 로스 교수 등은 ‘푸드 퀄리티 앤드 프레퍼런스’(Food Quality and Preference)라는 식품과학 저널에 와인의 피니시에 대한 실험 논문을 발표했다.

로스 교수는 “피니시가 오래갈수록 좋은 와인이라고들 하지만, 당연히 피니시가 어떤 맛이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이트 와인에 포함된 여러 가지 향미 성분들이 따로따로 있을 때, 또 다른 성분들과 반응할 때 사람 입 안에 어떤 피니시를 남기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와인에서 과일향(fruity), 꽃향(floral), 버섯향(mushroom), 코코넛향(coconut)을 내는 화합물들을 맛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실험 대상자들 10명을 철저히 훈련시켰다.

그 결과 과일향이 코코넛, 버섯, 꽃향 등 다른 향미들보다 빨리 사라지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만 여러 성분이 섞인 복잡한 와인일 경우 그 차이는 덜했다.

와인 시음자가 느끼는 코코넛향의 강도는 다른 향이 함께 들어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대상 네 가지 향 중 한두 가지만 들어 있는 경우에는 버섯향이 과일향보다 더 강하게 느껴졌다. 버섯향과 코코넛향이 얼마나 오래 입 안에 남는가는 향미를 내는 화합물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저자인 에밀리 굿스타인은 “와인 안에는 몇백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향미를 내는 화합물들이 있을 수 있다”며 맛, 향기, 풍미 사이의 관계는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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