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54)이 고객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실리콘밸리의 거물 기업들에 노골적 비판을 퍼부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쿡은 이날 전자프라이버시센터(EPIC) 주최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성공을 거둔 몇몇 기업들이 고객을 안심시키고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기업은 고객 정보를 게걸스럽게 알아내 어떻게 돈으로 바꿀까 고민한다”며 “애플은 그런 관행을 틀렸다고 보고 그런 기업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쿡은 비판 대상이 된 업체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으나 강연 맥락에서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자연스럽게 암시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설명했다.

그는 “애플은 사생활을 개인의 근본적 권리로 본다”며 “이는 미국인들이 요구하고 미국 헌법이 요구하며 도덕이 요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체들이 무료 서비스를 대가로 고객의 이메일, 검색 기록, 가족사진 등을 갖고 활용할 권리가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권고했다.

쿡은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제도가 절실하다며 이를 반대하는 의견을 위헌으로 규정했다.

한편 쿡은 EPIC으로부터 ‘자유의 옹호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EPIC이 해마다 사생활 보호에 앞장선 상징적 인물을 골라 부여하는 명예다. 기업 경영인으로서 이 상을 받은 사례는 쿡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