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치프라스 결단했나…채권단보다 ‘혹독’한 개혁안

<그리스 위기> 치프라스 결단했나…채권단보다 ‘혹독’한 개혁안

입력 2015-07-10 09:25
수정 2015-07-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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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수급연령 67세 상향·저소득층 추가 연금 단계적 폐지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9일(현지시간) 채권단에 제출한 개혁안에는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 개편, 국방비 감소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2년간 재정지출을 130억 유로(15조1천억원) 줄인다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가 앞서 내놓은 개혁안이나 지난달 채권단이 내놓은 협상안보다도 오히려 한 단계 엄격해진 긴축안으로도 해석되면서 오는 10일 그리스 의회 표결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일단 그리스 국내 합의만 이룬다면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타결로 이어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 저소득층 추가 연금 단계적 폐지·부가세 인상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일간지 나프템포리키가 공개한 그리스 개혁안 전문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내각의 승인을 거쳐 제출한 이번 개혁안에는 연금과 조세제도 개편 등의 긴축계획이 비교적 상세하게 담겨있다.

정부는 우선 현재 연금체계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25∼0.5%, 내년 GDP의 1%에 해당하는 절감을 이룰 수 있는 연금 개혁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조기 퇴직에 불이익을 주고, 2022년까지 법정 은퇴연령을 67세(40년 근속했을 경우에는 62세)로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사회연대보조제도(EKAS)에 따라 저소득 노령자에게 지급하던 추가 연금을 2019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이 가운데 소득 상위 20%에 대한 지급은 내년 3월부터 당장 폐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2016년 말까지 섬 지역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인하를 폐지하고 음식점에 대한 부가세율을 23%로 단일화하는 등의 부가세 개편 방안도 마련했다.

이밖에 법인세를 종전 26%에서 28%로 상향하고 TV 광고에 대한 세금을 새로 도입하는 등의 증세 조치와 국방비 지출을 올해 1억 유로, 내년 2억 유로 줄이는 등의 예산 절감 조치 등도 담겼다.

탈세와 부패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개혁안에 포함됐다.

◇ 협상 타결 기대감 높아져…그리스 내부 반발 극복해야

치프라스 총리가 마련한 이번 개혁안은 지난달 말 채권단이 제안해 그리스 국민이 투표를 통해 거부한 협상안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한층 엄격해진 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130억 유로 수준으로 알려진 재정 절감 규모는 그리스가 앞서 채권단과 큰 틀에서 합의한 개혁안에 담긴 79억 유로(올해 27억 유로, 내년 52억 유로)보다 50억 유로 이상 많은 것이다.

부가세 개편과 국방비 축소 등 일부 양측에 이견이 있던 부분들도 대체로 협상단의 안을 수용한 모습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긴축 규모는 그리스 유권자들이 거부한 협상안의 규모보다 두드러지게 크다”며 “2주 간의 은행영업 중단으로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부도를 막을 다른 선택 여지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3년간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한 그리스의 이번 제안은 지난달 26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번 개혁안이 오는 10일 그리스 의회의 승인을 받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는 당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에 반대표를 던진 노동조합, 청년그룹 등으로부터 만만찮은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개혁안이 채권단이 원하는 안에 상당부분 근접한 만큼 내부 동의만 얻는다면 협상 타결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디언은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엄격한 긴축 요구에 사실상 굴복하면서 오는 12일 EU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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