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홍색가요제에 ‘문혁 유행가’ 등장…“지도부 긴장”

中 공산당 홍색가요제에 ‘문혁 유행가’ 등장…“지도부 긴장”

입력 2016-05-09 10:46
수정 2016-05-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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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분위기 연출에 일부 관객 “문혁 다시 시작되나” 공포감

중국 공산당이 지난 2일 주최한 가요제에서 그동안 금기시돼온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찬양가들이 울려 퍼져 주목된다. 특히 이달 16일 문혁 5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공산당 중앙선전부 주최로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홍색가요제에서 문혁 당시 유행가들이 대거 등장해 문혁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9일 보도했다. 홍색가요는 중국 공산당의 혁명가요를 일컫는다.

가요제 막이 오른 후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을 찬양하는 ‘지도자를 의지하며 큰 바다로 나아가자(大海航行고<告+非>舵手)’와 ‘중국꿈이 가장 아름답다(中國夢最美麗)’의 두 곡이 차례로 나왔으며,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마오쩌둥과 동일 선상에 올려놓으려는 의도로 보였다고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전했다.

이런 일은 마오쩌둥를 추종하고 문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극좌 세력이 문혁 선포 5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 계획과 때를 같이해 터져나와 반발도 커지고 있다.

홍색가요제를 관람한 일부 관객은 문혁 유행가를 듣고 놀라 “문혁이 다시 시작되는 것인가”라며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쉰은 전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마원루이(馬文瑞)의 딸 마샤오리(馬曉力)는 당 중앙판공청에 서한을 보내 문혁 찬양은 반당(反黨) 행위라며, 홍색가요제에서의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중국 지도부 역시 관련 보고를 받고 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보쉰은 이번 홍색가요제를 당 중앙선전부가 주최한 점을 들어 시 주석이 당의 선전 부문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당 중앙선전부가 홍색 가요제에서 마오쩌둥과 시진핑을 찬양 가요를 연이어 부르도록 함으로써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동급으로 찬양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면서, 이는 실제로는 ‘개인숭배’를 조장하지 말라는 시 주석의 지시를 어기고 그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셈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RFI는 중국의 극좌파가 당국과 문화대혁명 비판 세력을 의식, 마오쩌둥 사망 40주년 또는 탕산(唐山) 대지진 40주년 추모식 등으로 포장해 문화대혁명 기념식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샤예랑(夏業良) 미국 카토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문화혁명에서 살아남은 지도자들은 잠재의식 중 가해자의 포악한 박해 방법과 수단을 배워 인민을 다스릴 때 다시 사용하고 있다”면서 중국 지도부 내에는 아직 문혁 망령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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