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잉잉원, 美서 루비오 상원의원 면담…中 “양안 소통 체계 한달전 중단”
차이잉원(蔡英文·여)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미국 경유 외교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차이 총통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을 면담하고 미·대만 간 안보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대만중앙통신(CNA) 등이 26일 보도했다.
루비오 의원은 차이 총통에게 “양국 관계와 관련한 압력에도 미국이 두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만을 지지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이 양국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루비오 의원 면담 후 대만 교포와 미국 측 인사 등 300여 명이 참가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차이 총통은 만찬 개회사에서 지난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 희생자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 뒤 수년 전 플로리다에서 도입한 망고와 마이애미 말린스 프로야구단에서 활동하는 투수 천웨이인(陳偉殷)을 소개함으로써 대만과 플로리다 간 관계를 강조했다.
파나마 새 운하 기공식 참석차 첫 해외순방에 나선 차이 총통은 파나마에 가기 전 마이애미를 경유했다.
차이 총통이 순방 길에 미국을 경유한 것은 중국에 거리를 두는 대신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대외관계 전략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차이 총통은 파나마를 거쳐 남미의 유일한 수교국인 파라과이를 방문한 뒤 돌아오는 길에도 미 로스앤젤레스에 들를 예정이다.
차이 총통이 미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과 관계는 멀어지는 양상이다.
안펑산(安峰山)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25일 성명에서 “대만 측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연락 체계가 (차이 총통이 취임한) 지난달 20일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대만판공실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2014년 연락 체계를 설립하고 주기적으로 연락해 왔다.
안 대변인은 대만이 대만 대륙위원회가 양안 소통 채널을 통해 캄보디아가 대만 국적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용의자를 중국에 송환한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대만 새 정부가 92공식을 인정한 후에만 소통 채널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24일 대만의 항의에도 자국에서 체포한 대만 국적 보이스피싱 용의자 25명을 중국인 용의자 14명과 함께 중국으로 송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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