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2인자’ 中리커창, 총리 자리 유지…권한 축소 불가피

‘무늬만 2인자’ 中리커창, 총리 자리 유지…권한 축소 불가피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18 12:27
수정 2018-03-1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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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경제책사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에 권한 이양할듯

‘무늬만 2인자’라는 평가를 받는 리커창(李克强)이 18일 중국 총리에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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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EPA 연합뉴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EPA 연합뉴스
리 총리는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은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출발했다. 그러나 집권 1기 시 주석은 반부패 척결작업을 거치면서 절대권력으로 향해 달린 반면 리 총리는 상대적으로 주변에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시(習) 황제’ 칭호를 받는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리 총리의 ‘쇠락’은 눈에 띄게 분명해지고 있다.

전인대는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6차 전체 회의 표결을 통해 시 주석이 지명한 리커창을 총리로 승인했으나, 권한은 이전 같지 않다. 시 주석이 경제 분야까지 챙기고 있어 경제를 전담하는 리 총리의 위상은 일정 수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한때 권력을 놓고 경쟁했던 리 총리를 유임시킨 데는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에 이어 리 총리까지 내칠 경우 이들을 내세운 후진타오 계열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시 주석으로선 집권 2기에 경제·금융 분야에서 위기가 나타나면 이를 책임질 인물이 필요하다. 당의 관례를 깨고 총리를 바꿀 경우 당내 충격이 지나치게 클 뿐만 아니라 총리를 교체한 시 주석에게 책임이 몰릴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 또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과 ‘국가 주석 임기 제한 조항 삭제’를 담은 개헌안을 통과를 위해 앞장서면서 시 주석에 충성 맹세를 한 바 있다.

리 총리는 이번 유임으로 총리 자리는 지키게 됐지만 시 주석의 경제 브레인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게 경제 관할권을 대부분 넘겨주면서 ‘무늬만 2인자’의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후이(安徽)성 딩위안(定遠)현이 고향인 리 총리는 베이징대 법학과에 들어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활동을 한 것이 정치입문의 배경이 됐다. 1983년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였던 후진타오(胡錦濤)와 만나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리커창은 43세에 허난(河南)성 대리성장 겸 부서기로 임명돼 이듬해 최연소 성장이 됐다. 후진타오의 도움으로 2004년 랴오닝(遼寧)성 서기로 옮겨 정치실적을 닦았다.

후 주석과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2007년 17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 상무부총리에 오르며 후계 지도자로 낙점된 뒤 한때는 시 주석과 차세대 1, 2위 주자를 겨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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