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정에 남겠다면서도 우라늄농축 가능성 경고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에 이란은 핵합의 유지의 뜻을 밝히면서도, 우라늄 농축 재개를 암시했다.미국이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란은 핵 활동을 빠른 속도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현직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그 속도와 시기에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까지 몇 년이 걸릴 거라는 분석을 내놓지만, 1년을 조금 넘는 기간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합의을 탈퇴하더라도 이란이 핵활동을 확대하거나 국제사찰단을 추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의 무역관계 유지를 바라는 이란에 노골적인 핵활동 재개는 이를 즉각 중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은밀하게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란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험은 여전하다.
2015년 체결된 핵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제조까지 최소 12개월은 걸리도록 하자는 제한조치들을 토대로 짜여졌다.
그러나 핵무기 제조에 쓸 충분한 원료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이런 ‘브레이크아웃 타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
이란의 핵폭탄 제조 기술이나, 핵탄두 운반 기술 또한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데릴 킴볼 미 군축협회(ACA) 사무국장은 WSJ에 “이란이 핵무기를 갖기까진 몇 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란이 정교한 디자인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과거 이란이 발표했던 것보다 더 발전된 원심분리기 부품을 모았을 수 있고, 이는 무기급 우라늄 생산을 가속하고 핵폭탄 제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과 전직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플루토늄 생산용 아락 원자로를 복원하는 데까지는 최소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처럼 이란 핵기술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 바로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핵합의 탈퇴는 이란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를 잃는 것이라는 전직 미국과 유엔 관계자들의 의견을 전했다.
지난 3년간 IAEA에 주어진 독보적이고 광범위한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중단시킬 것이고, 핵 움직임을 탐지하기는 힘들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WP에 “핵합의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지난 1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한 것을 언급, 이러한 주장이 이란 핵합의의 본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