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분쟁으로 극심한 식량난
가축 팔아 연명하고 조혼도 횡행

카불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난민촌에서 13일(현지시간) 구호단체 직원들이 어린이에게 식량을 나눠 주고 있다. 지난달 탈레반이 아프간 외곽 지역부터 장악함에 따라 카불로 몰려들었던 실향민들은 탈레반이 아프간 전체를 점령하고, 미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카불 난민촌에 남아 있다. 국제사회는 아프간에 1조원 이상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카불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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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며, 기름이며 집에 아무것도 없다.” 아직 아기인 딸을 팔지 않기를 바랐지만 다른 아이들이 굶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는 가족. 최소 백만 명의 아이들이 죽음의 위험에 처해있는 아프간에서는 내전, 가뭄, 경제난 등이 겹치면서 딸을 팔거나 조혼을 시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이미 결혼한 15살 딸에 이어 7살짜리 딸을 시집보낼 예정인 비비 옐레흐는 “가뭄이 계속된다면 두 살, 다섯 살 딸도 뒤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서만 20가구가 식량 때문에 어린 딸을 결혼시켰다.
BBC는 25일(현지시간) 기아에 내몰린 아프가니스탄의 참상을 전했다. “돈이 없어서 아이 중 2명이 죽음에 직면했다”며 울먹이는 어머니와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6개월 된 아기의 모습. 아기가 있는 병원 의료진은 4달째 월급을 받지 못했고, 의료용품을 살 비용도 고갈된 상태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아프가니스탄 발크 지역에서 운영하는 이동식 보건소. 뮤악(MUAC) 밴드로 아동의 영양실조 여부를 진찰하고 있다.
들판은 파괴됐고, 사람들은 굶어 죽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아프간 인구 390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8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정과 기아 상태에 맞닥뜨렸다며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금 동결 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아프간 카불의 부르카 입은 여성
미군이 철수한 다음날인 31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한 거리에서 부르카를 입은 여성이 아이와 함께 길을 가고 있다. 2021.8.31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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