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소재 동물원에 남아 동물들을 보살핀 동물원 직원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사망 소식을 알린 동물원 관계자(왼쪽)와 동물원에 거주하는 사자. 미 매체 ‘피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던 직원 2명이 결국 사망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동물들을 위해 남아있던 직원 2명이 실종됐다가 결국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북동부 하르키우 소재의 펠드먼 에코파크 측은 “앞서 전쟁이 시작되고도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렀던 직원이 실종됐고, 이에 당국과의 협조하에 수색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이들은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직원들은 멋지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훌륭한 모습을 잊지 않겠다”며 직원들의 가족과 지인들을 향해 애도를 표했다.
우크라 동물원 맹수들 안락사 되나…러군 포격으로 탈출 우려. 알렉산데르 펠드만 제공
동물원 측은 “오늘 밀수 위기에 처해있던 회색 늑대 세 마리와 화식조 한 마리, 당나귀 다섯 마리를 우크라이나 세관에서 압수했고, 동물원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이어 “모든 동물을 대피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들 잘 지내고 있다. 마지막 동물 한 마리까지 확실히 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직후 수많은 사람인 수도 키이우를 탈출할 때, 당시 약 80명의 시민은 키이우 동물원에 모여들었다.
키이우 동물원 소속 행정 직원 및 수의사, 사육사 등이다.
키이우 동물원에는 코끼리와 하이에나, 우크라이나에 단 한 마리만 있는 고릴라 등 200여 종의 동물 400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이우 동물원 직원들은 러시아의 폭격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버린 채 떠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피난을 포기한 채 동물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됐던 보로댠카의 한 동물 보호소에서는 강아지 300마리 이상이 굶어 죽은 채로 발견되는 등 동물들도 고통받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동물원 책임자인 키릴로 트란틴이 폭격 소리에 놀라 스트레스를 받은 키이우 동물원 코끼리에게 사과를 건네고 있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로이터 연합뉴스
AP통신 기자들은 이번주 하르키우 주택가가 공격을 받아 최소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