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시신 미라화…반려견은 벽장서 숨져있어”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미궁’

“아내 시신 미라화…반려견은 벽장서 숨져있어”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미궁’

이보희 기자
입력 2025-02-28 14:47
수정 2025-02-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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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타살 징후 없지만 수상한 현장”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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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 시간) 미 뉴멕시코주 산타페이에 있는 배우 진 해크먼의 자택 밖에 지역 보안관들이 출동해 있다. 두 차례의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해크먼이 자택에서 아내 베시 아라카와(64), 반려견과 함께 2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95세. 경찰은 “범죄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사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025.02.28. 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미 뉴멕시코주 산타페이에 있는 배우 진 해크먼의 자택 밖에 지역 보안관들이 출동해 있다. 두 차례의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해크먼이 자택에서 아내 베시 아라카와(64), 반려견과 함께 2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95세. 경찰은 “범죄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사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025.02.28. 뉴시스


할리우드 명배우 진 해크먼(95)이 아내이자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63)와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현장을 조사한 경찰이 “충분히 의심스러운 성격의 사건”이라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현재 수사당국이 해크먼 부부의 사망 원인을 수사하고 있으며 일단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해크먼과 아라카와는 26일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신에 따르면 해크먼의 시신은 자택 현관에서 발견됐고, 당시 회색 트레이닝복과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있었다. 경찰은 일단 그가 갑자기 쓰러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부인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다. 그 옆에는 소형 실내 난방기가 있었는데, 아라카와가 쓰러졌을 때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 욕실 옆에는 부엌 조리대가 있는데,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수색영장에 따르면 발견 당시 아라카와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얼굴이 부풀어 있었고, 손과 발은 미라화되어 있었다.

부부가 기르던 반려견 한 마리도 아라카와로부터 3~4m 떨어진 욕실 벽장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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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배우 진 해크먼과 부인 벳시 아라카와의 2003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배우 진 해크먼과 부인 벳시 아라카와의 2003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일산화탄소 누출 징후도 찾지 못해”…부검 요청일단 사망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다. 그러나 피플지는 “산타페 소방서는 일산화탄소 누출 또는 중독 테스트를 실시했으나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사에 참여한 가스 공급업체 역시 “거주지 안팎의 가스 배관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일산화탄소 중독과 독성 검사를 요청했으며 현재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폭행이나 외부 침입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범죄 징후가 없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타살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부부의 자택을 관리하는 직원 중 한 명이 전날 일상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해크먼의 집에 도착했고 시신을 발견해 911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당시 집 현관문이 열려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집에 강제로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지거나 가져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신에도 외상의 흔적은 없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영장에는 “철저한 수색과 조사가 필요할 정도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아단 멘도사는 지역 언론에 “타살의 징후는 없었지만, 아직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예비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해크먼은 액션, 범죄, 스릴러, 역사물,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한 8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맡아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은 배우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슈퍼맨’ 시리즈, ‘포세이돈 어드벤처’, ‘노웨이 아웃’, ‘미시시피 버닝’,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타넨바움’ 등이 있으며 ‘프렌치 커넥션’(1971)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해크먼은 한 차례 이혼 뒤 1991년 32살 연하의 지금의 아내와 재혼했다. 2004년 은퇴한 이후 뉴멕시코에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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