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럽 각국을 상대로 광범위한 도청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다른 나라의 정보를 찾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다(not unusual)”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날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케리 장관은 “애슈턴 대표가 (도청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애슈턴 대표에게 말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면서도 “내가 아는 한 (도청은) 많은 국가에 특이한 사항이 아니다. 전세계 모든 국가는 자국 안보 보호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또 미 정보당국의 개인정보 수집 의혹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홍콩에서 러시아로 도피한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그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면 양국 관계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미·중 관계는 하나의 사건으로 흔들릴만큼 약하지 않다”며 “양국은 북한 문제를 포함해 많은 이슈에 대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NSA가 유럽연합(EU) 본부와 38개국 미국 주재 대사관 등을 도청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 유럽 각국이 미국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