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워싱턴DC 링컨기념관 계단서 연설

“내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1963년 8월 28일.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워싱턴DC 링컨 기념관 계단에서 수십만명의 군중을 상대로 한 역사적인 명연설의 제목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한 지 100주년이던 그날 대부분 흑인들인 시위대가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대행진’을 했다.

킹 목사가 연설한 지 50주년이 되는 28일(현지시간) 같은 장소에서 킹 목사 기념사업회(킹센터) 주최로 ‘자유의 종을 울려라’(Let Freedom Ring) 행사가 열린다.

킹 목사를 추모하는 수많은 인파가 오전부터 모여들어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링컨 기념관에 이르는 2마일(3.2㎞)을 행진할 예정이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킹 목사가 열변을 토했던 그 시간(오후 3시)에, 바로 그 계단에 서서 흑인 등 소수 인종의 자유 및 인권 신장을 주제로 연설하면 행사 열기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해 연단에 선다.

미국 내 50여개 공동체 및 단체도 이 시간에 맞춰 타종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행사 하루 전날인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킹의 잊지 못할 연설은 수백만명의 미국민에게 인종 간 평등과 계층 간 경제 정의를 실현할 의무가 있다는 영감을 줬다. 역사적인 날에 내 목소리를 보태게 된 것은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도 “이 위대한 인물과 그 고귀한 메시지를 기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 만인의 평등한 권리와 기회를 추구했던 킹 목사의 꿈을 다시 되새길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킹 목사의 막내딸이자 킹센터 회장인 버니스 킹은 “미국민은 물론 세계인과 함께 아버지의 연설을 회고하고 인종과 종교, 국가를 떠나 통합을 도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의회에서 표류하는 이민 개혁안 등 소수 인종을 위한 각종 법안에 대한 처리 필요성을 환기한다는 방침이다.

50년 전 대규모 시위와 킹 목사의 연설이 있고 나서 의회는 흑인을 중심으로 한 소수 인종의 평등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시민권법(Civil Rights Act·1964년)과 이들의 선거권을 규정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1965)을 각각 통과시킨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