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생존 미국 의사 “언론·정치인이 공포 부추겨”

에볼라 생존 미국 의사 “언론·정치인이 공포 부추겨”

입력 2015-02-26 15:42
수정 2015-02-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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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완치된 미국 의사가 언론과 정치인이 에볼라 공포를 부추겼고, 일부 이용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뉴욕의 첫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였던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는 25일(현지시간) 유명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스펜서는 “언론과 정치인들은 (에볼라에 대한) 대중의 공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과학적 사실에 대해 대중을 교육함으로써 더 나은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아프리카 기니에서 국경없는의사회와 함께 에볼라 환자들을 치료하다 귀국한 스펜서는 지난해 10월23일 에볼라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뉴욕 병원에 격리됐다.

그러나 그가 입원 전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뉴욕 지하철과 택시를 타고 볼링장, 식당 등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욕은 ‘에볼라 패닉’에 빠졌다.

특히 그의 감염을 계기로 뉴욕과 뉴저지 주 정부가 대중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에볼라 발병국에서 감염(의심) 환자와 접촉하고 귀국한 모든 이에게 21일간 의무격리를 명령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스펜서는 “사람들은 열이 나기 전에는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선거 시즌에 돌입한 정치인들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극심한 공포를 선거에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스펜서의 이런 지적은 그의 감염 사실이 확인된 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에볼라 발병국에서 환자와 접촉하고 귀국한 모든 이에게 21일간의 의무격리를 명령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펜서는 뉴욕·뉴저지 주지사의 이런 조치가 격리를 두려워한 환자들에게 치료를 미루도록 하고 에볼라 발병국에서 귀국한 의료진에게 허위 사실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야기했다고도 했다.

그는 또 자신이 입원한 뒤 사기꾼이나 유행을 좇는 사람, 영웅 등으로 피상적으로 묘사됐다며 “진실은 나는 그 어느 것도 아니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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