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 캘리포니아… 167년 만에 ‘강제 절수’

최악 가뭄 캘리포니아… 167년 만에 ‘강제 절수’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04-03 00:20
수정 2015-04-0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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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물 사용 25% 줄여라” 행정명령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1일(현지시간) 주 역사 167년 만에 처음으로 강제 절수 명령을 내렸다고 AFP가 보도했다. 최근 4년 동안 이어진 가뭄 때문에 단행한 초유의 행정명령이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하 모든 지역 자치단체들의 물 사용량을 4분의1 이상 강제로 감축하는 방안을 주 수자원 관리위원회가 수립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동부 내륙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있는 소도시 필립스에서 열린 주 수자원 관리위원회의 적설량 측정을 참관한 브라운 주지사는 “눈이 약 150㎝ 쌓여 있어야 하는 지금 마른풀만 있는 땅에 서 있다”며 “역사적인 가뭄 때문에 전례 없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내륙 산맥의 눈이 녹아 콜로라도강으로 흘러든 물이 캘리포니아주의 취수원이 돼 왔다. 후버댐 등 대형 기반 시설이 갖춰진 탓에 평소 캘리포니아주는 사막 지역 관개를 통해 잔디밭과 골프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해지자 캘리포니아주는 465만㎡의 잔디밭을 없애고 대형 학교 시설과 골프장 운영을 자제시키는 한편 레스토랑에서도 물을 주문할 때만 제공하기로 했다. 주 정부는 또 가구마다 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별 수도 사업자들에게 요금 부과 체계를 의무적으로 바꾸도록 하고 절수용 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도 단행했다. 이런 조치에 따른 물 사용량 강제 감축분을 모두 합치면 앞으로 9개월 동안 1조 8500ℓ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 정부는 설명했다.

한편 물 부족은 캘리포니아주 구성원 간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지역 언론이 전했다. 특히 와인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주 나파 밸리가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비영리단체 푸드앤드워터 와치의 아담 스코우는 “지난 2년 동안 주가 공급하는 용수의 80%를 농업에 썼지만, 이들은 주 경제성장에 2%를 기여하고 일자리의 4%를 창출하고 있을 뿐”이라며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아몬드나 피스타치오 등을 대신 재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4-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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