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데이터 놓고 미국 명문대간 소송…학계 거물 이직 계기

연구비·데이터 놓고 미국 명문대간 소송…학계 거물 이직 계기

입력 2015-07-15 08:21
수정 2015-07-1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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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이직한 후 연구비와 데이터의 관리 권한을 놓고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명문대들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용 약물 등을 개발하는 100억 달러(1천140억 원) 규모의 연구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명문대가 험악한 다툼을 벌이게 된 발단은 UCSD의 폴 에이선 교수가 USC로 이직한 일이었다.

에이선 교수는 UCSD가 주관하는 ‘알츠하이머병 협력연구’(ADCS)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2007년부터 재직했으나, 지난달 연구원 8명을 데리고 USC로 옮겨서 알츠하이머병 연구소를 세웠다.

ADCS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노화연구소가 연구비를 대는 프로젝트로, 1991년부터 UCSD가 주관해 왔다.

에이선 교수와 USC는 ADCS 프로젝트 연구비의 관리를 이제는 USC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연구에서 생산된 데이터의 행정적 관리 권한을 에이선 교수가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달 초 UCSD는 이 대학을 떠난 에이선 교수와 연구원 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USC 측이 ADCS 프로젝트의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냈다.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USC 측은 프로젝트 데이터나 관련 컴퓨터에 손을 댈 수 없게 된 상태다.

그러자 USC는 14일 UCSD 측이 USC의 컴퓨터를 해킹하는 행위를 못하도록 접근금지명령을 내려 달라고 맞소송을 냈다.

USC는 이달 2일 혹은 그 이전부터 UCSD에 있는 컴퓨터 여러 대가 USC의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에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자주 접속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UCSD는 이에 대해 데이터에 손을 댄 적이 없고 USC 측이 프로젝트 데이터를 옮겨 놓은 아마존 계정에 접근한 바도 없다고 맞섰다.

학문적으로 명성이 높고 학계에 영향력이 큰 교수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대학들이 경쟁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처럼 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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