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만에 되찾은 대한제국 주미공사관 복원 개시

102년만에 되찾은 대한제국 주미공사관 복원 개시

입력 2015-10-20 07:37
수정 2015-10-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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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외교 상징’…2017년초 박물관으로 개장 예정

일제에 강탈된 지 102년 만인 2012년 되찾은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의 복원 공사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됐다.

1889년부터 약 16년간 대한제국의 공사관으로 쓰였던 이 건물은 백악관에서 동북쪽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져 있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한식당 우래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물 실측과 자료 수집, 인허가 등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877년 준공된 지하 1층, 지상 3층 벽돌 구조인 이 건물은 옛 대한제국이 외국에 설치한 공관들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한제국 당시 외국에서 운영하던 다른 공관과 달리 이 건물은 유일하게 고종이 직접 매입해 사용했다.

이 점은 1887년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을 미국에 파견할 때 외교활동에 간섭하려던 청나라의 요구를 무시한 점과 맞물려 대한제국이 ‘자주 외교’를 시도했다는 상징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국권을 강탈한 일제는 이 건물을 1910년 단돈 5달러에 매각했고, 민간과 정부의 꾸준한 노력과 더불어 350만 달러(약 40억원)의 매입비용을 들인 뒤에야 이 건물을 되찾을 수 있었다.

미국 헌팅턴 라이브러리에 소장된 1893년의 공사관 내부 사진이나,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보존된 옛 대한제국 공문서들은 이 건물 복원 과정에서 귀중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 건물 1층이나 2층 내부를 공사관으로 쓸 때와 최대한 가깝게 재현할 계획이다.

다만, 원형을 추정할 자료가 없는 이 건물 3층은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의 역사와 대한민국의 발전상 등을 소개할 전시공간으로 꾸밀 계획이고, 건물 뒤쪽 공간에는 창덕궁 후원을 본뜬 한국식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새로 단장된 건물은 주미 한국대사관과 워싱턴 한국총영사관, 한국문화원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외교 역사 탐방 경로에 포함된다.

오수동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은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이 “자주독립외교 역사의 현장이고 한미우호의 요람”이면서 “(일제에 의한 국권 침탈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극복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룩한 발전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종헌 배재대 교수는 공사관이 사용되던 1890년대가 “우리나라의 격동기면서 근대화 문물이 미국을 통해 우리나라로 넘어오던 일종의 상징적 시기”며, 건물 자체에도 “우리나라가 다른 문화나 문명과 교류하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오 사무총장은 복원공사와 시험운영을 거쳐 2017년 봄에 정식 개관한다는 목표로 복원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대한제국공사관박물관’ 같은 이름을 고려하고 있지만 의견을 더 수렴한 다음 곧 공식 명칭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복원공사에는 약 45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전시물품 확보나 전시공간 구성 같은 다른 작업을 포함하면 모두 약 100억 원이 쓰일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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