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 위해 선거전략 수정 “공화당 유력 후보 부적절” 난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 젭 부시 후보가 ‘트럼프 때리기’로 선거 전략을 수정했다. ‘노이즈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는 당내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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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이날 미 뉴햄프셔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도중 돌연 가슴에 묻어 뒀던 얘기를 하고 싶다며 말을 멈췄다. 청중의 관심이 쏠리자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얼간이’라는 사실을 내 가슴에서 떨쳐낼 수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말문이 터진 부시는 쉴 새 없이 트럼프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욕되게 하지 말라. 여성과 히스패닉, 장애인을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대통령 후보로 뛰면서 사람을 모욕하는 건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나에게 표를 던짐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거부의 뜻을 표할 것으로 믿는다. 그런 사람이 공화당의 유력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
트럼프를 겨냥한 험담을 모두 마친 부시는 “이런 말을 하고 나니 나 스스로 치유받은 느낌”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은 지지율 부진을 겪어 온 부시가 트럼프를 빈번하게, 독하게 공격함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해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1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후보 TV토론회에서도 부시는 트럼프를 지속적으로 자극했다.
부시가 네거티브 전략을 펴는 것은 뉴햄프셔주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지 않으면 경선 레이스에 다시 힘을 불어넣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5-12-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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