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범 있다면 명단 달라” 발끈한 카스트로

“정치범 있다면 명단 달라” 발끈한 카스트로

입력 2016-03-22 23:12
수정 2016-03-23 01: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기자회견장서 CNN 기자와 설전

오바마, 스페인어로 “새로운 날”
금수해제·인권 등 현안은 입장차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 봐라. 당장이라도 풀어 줄 수 있다.”(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 정부가 인권문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미지 확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21일 오후(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의 기자회견은 3시간 전과 달리 긴장감이 흘렀다. 88년 만에 만난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기념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2시간 넘게 진행된 정상회담이 끝나고 기자들 앞에 섰을 때는 표정이 다소 굳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쓰며 “오늘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날(nuevo dia)”이라며 “쿠바의 운명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쿠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 쿠바 간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면서도 미국의 여성 수영선수 다이애나 니아드(64)가 2013년 아바나에서 플로리다까지 보호장치 없이 해협을 건넌 사례를 거론하며 “그녀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 인권문제 등을 둘러싸고는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카스트로 의장은 “금수조치와 관타나모 기지가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무역·여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무역 제재 해제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의 권한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의회가 얼마나 빨리 금수조치를 해제할지는 쿠바 정부가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뼈 있는 발언을 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질문까지 받은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 출신 CNN 기자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자가 “쿠바에는 왜 정치범이 있느냐”고 따져 묻자 카스트로는 정색하며 “정치범 명단이 있으면 나한테 달라. 내가 그들을 당장 풀어 주겠다”며 발끈했다.

회견 내용만큼 역사적 회동의 마무리도 떨떠름했다. 기념촬영에서 카스트로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왼팔을 어정쩡하게 들어 올리면서 어색한 풍경이 연출됐다. 외신들은 적대관계는 청산했지만 갈 길이 먼 두 나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AFP통신은 “‘승리의 팔’을 들어 올리려는 카스트로의 노력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오바마는 주먹을 불끈 쥔 ‘좌파 상징’ 대신 손목을 흐느적거리는 것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앞서 호세 마르티 기념관 방문으로 이튿날 일정을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혁명궁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해 카스트로 의장과 함께 쿠바 전통음악을 들으며 쿠바의 대표 명물인 시가를 음미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22일 쿠바 국영TV로 생중계되는 연설을 하고 사회단체·반체제 인사들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미 메이저리그 야구팀 탬파베이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 시범경기를 관람한 뒤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박춘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자원순환 시민행사 ‘초록이의 지구여행’ 참석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박춘선 부위원장(강동3, 국민의힘)이 지난 20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5 자원순환 시민행사 ‘초록이의 지구여행’에 참석해 시민들과 직접 만나 자원순환의 중요성과 실천의 가치를 나눴다. 이 행사는 박 부위원장이 시민 참여형 자원순환 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데 따라 마련된 대표 시민환경 프로그램이다. 행사가 펼쳐진 청계광장은 ▲자원순환 캠페인존 ▲에코 체험존 ▲에너지 놀이터존 ▲초록 무대존 등 네 개의 테마 구역에서 환경 인형극, 업사이클 공연, 에너지 체험놀이터, 폐장난감 교환소 등 다채로운 체험·놀이·공연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시민들은 자원순환의 과정을 직접 보고, 듣고, 만들어보는 활동을 통해 새활용과 분리배출의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익혔으며, 자원순환이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음을 몸소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도시의 변화는 시민 한 사람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생활속 실천활동의 중요성을 되짚었다. 또한 “줍깅 활동, 생태교란종 제거, 한강공원 가꾸기, 새활용 프로그램 등 시민과 함께 한 모든 실천의 순간들이 큰 변화를 만들어왔
thumbnail - 박춘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자원순환 시민행사 ‘초록이의 지구여행’ 참석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3-23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