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만둣국 먹는다” 한마디에…아시아계 美앵커 인종차별 당한 이유

“새해 만둣국 먹는다” 한마디에…아시아계 美앵커 인종차별 당한 이유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1-04 14:02
수정 2022-01-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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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만둣국을 먹는 사실을 밝혔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성 비난을 들은 미셸 리. 2022.01.04 미셸 리 트위터 캡처
새해에 만둣국을 먹는 사실을 밝혔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성 비난을 들은 미셸 리. 2022.01.04 미셸 리 트위터 캡처
최근 미국에서 한 아시아계 언론인이 “새해에 만둣국을 먹는다”고 밝혔다가 인종차별성 비난을 들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지역 방송사 NBC 앵커로 일하는 미셸 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셸 리는 지난 1일 “나는 (새해에) 만둣국을 먹는다. 많은 한국인이 그렇게 한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인종차별성 발언을 들었다.

익명의 여성이 음성 메일을 통해 “(리가) 너무 아시아인처럼 군다”면서 “한국인 (정체성은) 혼자 간직하라”고 비난을 가한 것이다. 이어 익명의 여성은 “백인 앵커가 ‘백인들은 새해에 이런 걸 먹는다’라고 말하면 어땠겠냐”라고 덧붙였다.

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미셸 리는 인종차별성 발언이 담긴 음성 이메일을 공개했다. 2022.01.04 미셸 리 트위터 캡처
미셸 리는 인종차별성 발언이 담긴 음성 이메일을 공개했다. 2022.01.04 미셸 리 트위터 캡처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각자 신년을 맞이할 때 먹는 음식들을 공유하며 리를 지지했다.

또 이들은 ‘아주 아시아인다운(VeryAsian)’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인종차별을 겪은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 NBC 협력사인 KSDK는 성명을 통해 “우리 지역 사회와 피고용인을 비롯해 자사가 전하는 이야기의 다양성을 포용한다”면서 “KSDK는 계속 미셸 리를 지지하며 다양성과 포용을 기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은 리는 “(지지를 보낸) 사람들이 보여준 선의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많이 배우도록 하는 영감이 됐다”면서 “새해에 받은 (인종차별) 음성 메시지가 이제는 선물처럼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가 아시아인인 동시에 미국인이란 점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2020 도쿄올림픽 체조 여자 개인종합 금메달을 딴 수니 리(18, 미국). 도쿄 AP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체조 여자 개인종합 금메달을 딴 수니 리(18, 미국). 도쿄 AP 연합뉴스
실제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적인 시선과 차별이 급증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6월간 관련 행위 4533여건이 확인됐다. 일각에서 코로나19가 ‘중국 바이러스’로 명명되면서 아시아인 전반에 대한 혐오가 확산한 결과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 체조선수 수니 리(18)도 인종차별 폭력에 노출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1일 CNN에 따르면, 아시아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 뒤 밖에서 차를 기다리던 수니 리는 지나가던 차에 탄 무리가 ‘칭총’(ching chong) 같은 동양계 비하 발언을 쏟아내면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라”고 쏘아붙였다.

이들 중 한명은 그녀의 팔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라오스 출신 몽족인 수니 리는 지난해 7월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한 뒤 인터뷰에서 인종차별과 관련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는 “우리를 이유 없이 혐오한다”면서 “우리가 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건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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