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는 “아들 사랑해” “딸은 천사들과 함께”

마지막 인사는 “아들 사랑해” “딸은 천사들과 함께”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5-27 01:12
수정 2022-05-2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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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유가족 안타까운 사연

21명 같은 교실에 있다가 참변
난사범 범행 30분 전 SNS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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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 학교 이름이 쓰인 표지석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양초들이 놓여 있다. 전날 고등학생 샐버도어 라모스의 무차별 총격으로 이 학교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졌고 라모스는 사살됐다. 유밸디 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 학교 이름이 쓰인 표지석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양초들이 놓여 있다. 전날 고등학생 샐버도어 라모스의 무차별 총격으로 이 학교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졌고 라모스는 사살됐다.
유밸디 AP 뉴시스
제이비어 하비어 로페즈는 엉덩이를 흔들며 형제들과 춤추기를 좋아하는 웃음 많은 소년이었다. 사망 몇 시간 전 ‘학업 우등상’도 받았다. 엄마 펄리시아 마티네즈는 상을 받는 그의 사진을 찍으며 로페즈에게 “자랑스럽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됐다. 마티네즈는 “아들은 ‘우리 가족의 빛’이었다”고 했다. 4남매 중 막내인 자일라 실게로는 학교와 친구를 좋아하던 소녀였으나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한 이후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아빠 제이컵 실게로는 “내 아기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단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전날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에서 총기 참사로 목숨을 잃은 19명의 아이와 2명의 교사가 모두 같은 교실에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며 희생자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소개했다.

유밸디 중고차 판매점에서 일하는 에인절 가자는 전날 총격 사건 이후 학교에서 7시간 동안 딸을 찾아 헤매다 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 멍하게 있다가 집에 들어와 눈물을 터트렸다. 다음날 그는 “딸을 찾았다. 내 사랑은 이제 저 하늘 위의 천사들과 함께 높이 날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어 “가족을 안아 줘라.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라. 단 한 순간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 애머리, 사랑해”라고 적었다. 총격으로 숨진 17년차 교사 에바 미렐레스도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딸을 둔 한 가정의 엄마였다.

한편 ‘총기 난사범’ 샐버도어 라모스가 범행 30분 전 ‘대학살’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온라인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을 통해 알게 된 독일의 15살 소녀에게 할머니가 짜증 난다며 “방금 할머니에게 총을 쐈다. 지금 당장 초등학교에 총을 쏘러 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더 타임스는 현장에 있던 목격자 증언을 통해 “악마가 아이들의 눈을 쳐다보며 ‘너는 곧 죽을 거야’라고 했다”고 전했다.



2022-05-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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