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언론 통제’ 반기 든 中기자들

‘시진핑 언론 통제’ 반기 든 中기자들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03-30 22:38
수정 2016-03-3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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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무릎 꿇고 살지 않겠다” 진보성향 일간지 간판기자 사표

인터넷엔 또 퇴진 요구 공개 서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언론 통제와 검열 정책에 반기를 드는 중국 기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에서 발행되는 진보 성향의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의 간판 기자이자 문화면 편집자인 위사오레이(余少?)는 지난 29일 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당신들의 성(姓)을 따를 수 없다”고 적힌 사직서를 올렸다. 이는 시 주석이 지난 2월 인민일보, 신화통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방문해 “언론매체는 공산당의 성을 따라야 한다”고 지시한 것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 신문에서 16년 동안 일한 위사오레이는 웨이보를 통해 “더이상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 이 봄에 나는 당신들과 끝장을 내겠다. 나이가 드니 계속 무릎을 꿇고 있지 못하겠다. 이젠 자세를 바꿔 보려 한다”고 밝혔다.

텅쉰재경의 해직 기자 장자룽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문화 담당 기자가 공개 사직서를 내며 저항할 정도로 중국 언론은 당의 선전기계가 됐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권력의 냄새나 맡는 언론인 가운데 보기 드문 기개를 가진 기자”라고 위사오레이를 칭찬했다. 그의 사직서와 댓글은 웨이보에서 곧바로 삭제됐다.

남방도시보는 지난달 시 주석의 언론사 방문을 보도하며 엉뚱한 사진을 올려 당국의 언론 통제에 ‘간접 항의’했다. 고의 제작사고로 간부들이 모두 중징계를 받았다. 남방도시보의 자매지인 남방주말 기자들은 2014년 신년 사설이 당국에 의해 삭제되자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달 초 신화통신의 전직 기자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인터넷을 통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의 언론 통제와 비리를 고발하는 공개서한을 관련 기관에 보냈다. 유명 파워블로거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은 관영 매체의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비판했다.

한편 지난 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무계신문’(無界新聞)에 시 주석 퇴진 요구 서한이 실린 데 이어 이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에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 게시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3-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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