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정치부패에 스페인 양당 구체제 30년만에 막내려

경제난·정치부패에 스페인 양당 구체제 30년만에 막내려

입력 2015-12-21 04:49
수정 2015-12-21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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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회복에도 실업률 21%, 빈곤 확산, 정치 부패에 신생 정당 약진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거로 스페인에서 30년 넘게 이어진 양당 체제가 막을 내렸다.

이날 투표 뒤 발표 된 출구조사 결과 신생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와 ‘시우다다노스’(Ciudadanos)와 가 각각 21.7%, 15.2%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당(PP)과 사회노동당(PSOE·이하 사회당, 20.5%)의 4당 체제로 재편됐다.

직전 총선인 2011년에 국민당은 45%를 득표했으나 이번에는 26.8%, 사회당은 29%에서 20.5%로 각각 득표율이 급락했다.

스페인에서는 1975년 프랑코 총통 사망으로 민주화가 시작된 뒤 국민당과 사회당이 권력을 주고받아 왔다.

최근 들어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대처에 실패한 사회당에 이어 2011년 총선에서 국민당이 압승해 정권을 잡았다.

국민당은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186석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사회당은 110석으로 사실상 두 당이 의회를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신생 정당 득세로 사상 처음으로 총선 날 밤에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 알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긴축 정책에 따른 복지 축소, 높은 실업률, 정치인 부패 문제 등으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양당 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긴축 조치와 빈부 격차에 항의하는 2011년 ‘분노하라’ 시위에 뿌리를 둔 포데모스 등 신생 정당이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이끄는 포데모스가 참여한 좌파 연합은 수도 마드리드와 제2도시 바르셀로나시 의회에서 시장을 배출했다.

신생 정당의 상승세를 막기 위해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은 경제 회복 문제에 주력했다.

지난 4년간 총리로 재직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선거 유세 기간 “누가 현재 스페인의 구제금융을 얘기하느냐? 아무도 없다”면서 긴축과 경제 개혁으로 경제를 되살린 집권당을 재신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작년 스페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가장 높은 3.1%에 이를 전망이다. 2013년 27%까지 치솟았던 평균 실업률은 현재 21%로 내려왔다.

그러나 국민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긴축으로 서민의 어려움은 커지기만 했다.

국민의 29%는 빈곤선 근처에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만 명은 한 달에 300유로(약 38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살고 있다.

또 심각한 정치권의 부패 문제도 유권자들이 기성 정당에 등을 돌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게 했다.

스페인 검찰은 국민당에서 20여 년간 재무담당을 지낸 루이스 바르세나스를 수사하고 있다.

바르세나스의 회계장부에는 라호이 총리를 비롯해 국민당 유력 정치인들이 건설업자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이에 대해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대표는 “라호이 총리가 계속 집권하면 민주주의 비용이 엄청나다”면서 “총리는 괜찮은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알베르트 리베라 시우다다노스 대표도 “포데모스는 시스템을 탓하지만 우리는 시스템을 부패하게 한 이들을 비판한다”면서 기성 정당의 부정부패를 지적했다.

선거 직전인 지난 16일에는 총선 유세에 나섰던 라호이 총리가 친척인 10대 소년으로부터 주먹으로 머리를 맞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소년은 경찰에서 라호이 총리가 “두 개의 월급을 받아서” 때렸다면서 집권당의 부정부패를 폭력 행사의 이유로 댔다.

이번 선거 결과 양당 체제의 붕괴로 정당 간 연합이 불가피해지면서 당분간 정치 혼란이 뒤따를 것으로 정치 분석가들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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