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인데… 물 위를 걷는 암스테르담

3월인데… 물 위를 걷는 암스테르담

심현희 기자
입력 2018-03-04 22:34
수정 2018-03-0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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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 동부 덮친 한파

SNS 덮은 ‘살인 추위’ 인증샷
“수로 얼어 스케이트 신고 외출”
금세기 최악 한파로 기록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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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 금세기 들어 최악의 한파가 몰아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민들이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어붙은 수로 위를 걷는 모습. 암스테르담 더블린 워터타운 트위터 캡처
유럽과 미국에서 금세기 들어 최악의 한파가 몰아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민들이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어붙은 수로 위를 걷는 모습.
암스테르담 더블린 워터타운 트위터 캡처
“3월에도 물 위를 걸어다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민들.”

3일(현지시간)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스케이트를 신고 꽁꽁 얼어붙은 암스테르담 수로를 활보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들이 올라왔다.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은 평소 2월이면 영상의 기온을 회복하는 곳이다. 하지만 올겨울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닥치며 3월에도 강추위가 계속되자 시민들은 운동화 대신 스케이트부츠를 신고 외출을 했다. 겨울철에 수로가 종종 얼어붙긴 하지만 수십 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스케이팅을 하는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고 깊게 언 것은 이례적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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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 금세기 들어 최악의 한파가 몰아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겨울 폭풍이 휩쓸고 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의 아스널 거리에 전봇대들이 쓰러지고 전깃줄이 엉켜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유럽과 미국에서 금세기 들어 최악의 한파가 몰아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겨울 폭풍이 휩쓸고 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의 아스널 거리에 전봇대들이 쓰러지고 전깃줄이 엉켜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이번 한파는 금세기 들어 최악의 ‘살인 한파’로 불릴 만큼 극심한 인명 피해를 낳고 있다. 폭설에 폭풍까지 겹치면서 유럽 전역에서는 최소 55명이 사망했고, 주요 공항과 철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동부에도 겨울 폭풍이 강타해 최소 8명이 숨지고 120만 가구가 정전됐다. 유럽 각국에서는 살을 에는 이번 추위를 “동쪽에서 온 짐승(영국), 시베리아 곰(네덜란드), 눈 대포(스웨덴)” 등으로 부르며 추위가 물러가기를 바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에서 “만성 질병이 있거나 육체적·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들, 노인과 아이들이 추위와 관련된 병에 걸릴 위험이 가장 크다”고 경고했다. 이번 한파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도 노숙자와 취약계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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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 금세기 들어 최악의 한파가 몰아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시민들이 폭설로 마비된 도로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과 미국에서 금세기 들어 최악의 한파가 몰아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시민들이 폭설로 마비된 도로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폭설과 폭풍으로 교통이 마비되고 학교도 문을 닫았다. 특히 폭풍 ‘에마’가 휩쓴 영국은 최대 적설량이 90㎝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공항은 폭설로 폐쇄돼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와 에든버러 공항도 폐쇄됐고 뉴캐슬 일부 지역의 수백 가구는 정전으로 고통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인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도 항공편 취소가 빈발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북부에선 수백 대의 차량이 밤새 눈 속에 갇혀 고립되는 사태가 벌어져 군까지 투입돼 구조 활동을 벌였다.

평소 눈이 내리지 않는 온화한 기후의 프랑스 남부지역에도 최대 20㎝가량의 눈이 내렸다. 몽펠리에 공항은 폐쇄됐고 운전자 2000여명이 눈이 쌓인 도로에 갇혔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학교들은 전면 휴교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맹위를 보이는 한파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을 둘러싼 제트기류가 약화된 데서 찾고 있다. 지구 기온이 점점 따뜻해지면서 북극의 한기를 막고 있던 제트 기류가 약화됐다는 것이다.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 소용돌이가 유럽이나 미국 동부 등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대기전문가 사이먼 클라크는 “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이런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분간 유럽에서는 한파와 폭설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03-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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