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기내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꾸민 밀입국 시도자들 때문에 스페인령 팔마 드 마요르카 공항에 긴급 회항해 활주로에 계류 중인 터키 이스탄불행 에어 아라비아 마록 여객기의 모습.
팔마 드 마요르카 EPA 연합뉴스
팔마 드 마요르카 EPA 연합뉴스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던 에어 아라비아 마록 여객기가 기내 응급 상황이 발생한 데 따라 마요르카 공항에 긴급 회항했다. 그런데 여객기가 활주로에 내린 뒤 21명의 승객들이 기체에서 내려 활주로를 가로지른 뒤 담장을 넘어 달아났다. 경찰은 나중에 9명을 체포했지만 6일까지 12명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들이 비행기가 회항하자 갑자기 달아난 것인지, 아니면 치밀하게 기내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고 꾸며낸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발레아레스 제도를 관할하는 스페인 정부의 최고위 공무원인 아이나 칼보는 이번 소동이 스페인 공항에서는 전례없는 일이라면서 응급요원들이 당뇨병 코마에 빠졌다는 모로코 남성을 병원에 후송하기 위해 기내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승객들이 계단을 뛰어내려가 달아나 계류된 다른 비행기들 뒤로 숨었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진찰한 결과 모로코 남성은 건강에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곧바로 경찰에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됐다고 에페 통신이 전했다. 그 남자와 동반한 승객 한 명도 병원에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달아났다가 붙잡힌 이들은 대부분 스페인의 민간경찰에 검거됐는데 한 사람은 버젖이 길을 걸어가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이번 탈주극에 연루된 사람은 모두 24명이다. 기내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벌여 체포된 한 사람도 있었다.
이번 소동 때문에 60여편의 국내선, 국제선 여객기가 회항하거나 연착했다.
에어 아라비아 마록 여객기는 나머지 승객들을 싣고 터키를 향해 다시 떠났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