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 전투부대·6만명 병력 투입
제철소 저항군엔 항복 재차 요구
러, 우크라에 협상안… “답 기다려”

르비우 EPA 연합뉴스
방공호 속 부활절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우크라이나 동부를 떠나온 피란민들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의 방공호에서 달걀을 장식하며 오는 24일 정교회 부활절을 준비하고 있다. 유엔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정교회 성목요일인 21일부터 나흘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
르비우 EPA 연합뉴스
르비우 EPA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와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9일(현지시간) 돈바스 일대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포파스나, 루비즈네, 리시찬스크, 세베로도네츠크를 중점적으로 포격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밤새 우크라이나에서 1053개의 목표물을 타격했고, 고정밀 미사일 공격으로 최대 4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했으며, 7개 군장비 부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투입 병력을 늘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2개의 대대전술단(BTG)을 추가 배치해 전투부대가 78개로 늘었다고 전했다. 전체 병력은 5만 5000~6만 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 등 1만~2만명 규모의 외국인 용병도 집결했다고 AP는 유럽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흑해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저항하는 군인들에게 항복하면 제네바협약에 따라 포로 대우를 하겠다며 재차 통첩을 보냈다. 제철소 안에 있는 우크라이나 36해병여단 지휘관 세르히 볼리나 소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함락이 머지않았다며 “제3국으로 대피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철소 안에는 부상병 500명과 수백 명의 민간인이 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리나 베레시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러시아와의 합의를 통해 20일 마리우폴에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버스 90대가 준비될 것이라며 최소 6000여명을 탈출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요구 사항을 담은 협상안을 전달했다.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평화협상 이후 3주 만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공은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 우리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2022-04-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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