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자들 “담화 유지·발전” 성명
“고노 담화는 21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반성의 표현이었다. 이를 검증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심각한 긴장을 일으킬 뿐이다.”와다 하루키(오른쪽에서 세 번째)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 학자들이 31일 도쿄 간다의 학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노 담화의 유지·발전을 추구하는 학자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성명을 조직한 하야시 히로후미 간토가쿠인대 교수와 고하마 마사코 니혼대 교수는 “아베 신조 정권은 고노 담화에 대해 ‘검증은 하지만 수정은 하지 않는다’고 표명했지만 검증 역시 실질적으로 고노 담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이라면서 “고노 담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의 공동성명을 기획했는데 인문·사회과학을 비롯해 과학계 등 폭넓은 분야에서 여러 명의 연구자가 호응해 기획자로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1617명의 학자가 서명했다.
오카노 야요 도시샤대 교수는 “고노 담화는 전쟁 중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 범죄로서의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겠다는 국제적인 약속이었다”면서 “1991년 김학순 할머니를 시작으로 전후 40년이 지나서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여성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놓은 아시아여성기금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하기도 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고노 담화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연구 등을 통해 고노 담화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일본 정부 역시 한국 피해자들에게 아시아여성기금을 뛰어넘는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을 추진한 학자들은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노 담화 계승과 관련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4-01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