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70년 담화 발표 앞두고 우호적인 환경 조성 시도할 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달 22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 연설 때 전쟁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명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소식통은 “전후 70년이므로 아시아 각국의 지도자 앞에서 반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반둥회의에서 약 5분간 연설을 하며 전후 일본이 평화 국가의 길을 걸어왔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공헌하겠다고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그러나 아베 총리가 사죄의 언급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도대로라면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반성을 거론하는 것은 과거에 일본의 점령을 당했던 국가의 지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등 올해 8월로 예상되는 전후 70년 담화 발표를 앞두고 일본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2005년 4월 재임 중 반둥회의 연설에서 무라야마(村山)담화를 이어받아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같은 해 8월 발표한 전후 60년 담화에 이런 표현을 다시 반영했다.
전례를 고려하면 아베 총리의 반둥 회의 연설은 전후 70년 담화의 내용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질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앞서 전후 70년 담화에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겠다고 했으나 무라야마 담화 등 앞선 담화의 표현을 그대로 쓰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했으며 아베 총리의 측근들은 표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반둥회의 연설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관한 명확한 언급 없이 모호한 표현으로 전쟁을 반성하는 경우 무라야마 담화를 무력화한다는 우려와 지적이 예상된다.
반둥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도 참석할 예정이며 아베 총리의 연설에 대한 반응이 주목된다. 한국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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